"더 가다듬겠다" 롯데 지성준, 불안 가시게 한 깔끔한 수비력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12 00: 02

롯데 자이언츠 포수 지성준의 이적 후 첫 경기는 무난했다. 1군 안방을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성준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6번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시즌 첫 1군 콜업과 동시에 선발 출장해 허문회 감독이 강조했던 수비력에서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1군 잔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11월, 한화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합류한 지성준은 지난 2년 간 포수난에 허덕였던 롯데의 문제를 해결해 줄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와 개막을 앞둔 청백전 등을 거치면서 정보근, 김준태 등 다른 포수들과의 경쟁에 밀리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공격력은 다른 포수들에 비해 월등하지만 허문회 감독이 기준점으로 삼은 수비력에 아직은 못 미친다는 판단이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달 5일 개막전을 앞두고 허문회 감독은 “나 같은 반쪽짜리 선수를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도 유망주일 때 타격이 좋아서 대타로 나가곤 했는데 그러다보니 대타 밖에 안된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곤 했다”면서 “반쪽짜리 선수가 되면 팀도 선수도 미래가 없다. 10년을 내다보면서 좋은 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지성준이 수비력을 발전시키고 다시 1군에 합류하길 바랐다.
일단 지성준이 없는 롯데 포수진은 공격력에서는 다소 미진했지만 블로킹, 도루 저지 등에서는 안정감을 선보였다.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했던 지성준에 대한 1군 리포트도 특별하지 않았다. 타격에서도 퓨처스 19경기 타율 1할8푼9리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안방을 책임지던 정보근이 장염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지성준에게 기회가 왔다. 허문회 감독은 지성준을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을 시키면서 지성준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허문회 감독은 경기 전 “2군에서 경기를 계속 했다. 특별한 보고가 들어온 것은 없지만 수비에서 잘 안 되던 부분의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성준 입장에서도 이날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허문회 감독 앞에서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단 한 경기이긴 했지만 지성준은 큰 실수 없이, 홈플레이트 뒤를 책임지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서준원의 제구 난조로 지성준 역시 이적 후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덩달아 흔들릴 수 있었지만 서준원을 잘 다독이고 과감한 볼배합을 펼치며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프레이밍 역시 준수했고, 블로킹 상황에서도 굳건했다. 2회초 1사 2,3루 정은원 타석 초구 때 흘러나가는 커브가 원바운드 됐지만 몸을 움직이며 블로킹 해냈다. 4회초 무사 1루 초재훈의 타석 때도 초구 바운드 된 커브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주자들이 움직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블로킹 상황을 실수 없이 넘기며 선발 서준원의 안정을 도왔다. 흠잡을 곳 없는 블로킹 능력이었다. 허문회 감독이 지성준의 블로킹 능력을 문제로 지적한 상황에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타석에서는 1회말 2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지만 4회말 무사 1,2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만루 기회를 이었고, 5회말 2사 만루에서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이적 후 첫 타점을 달성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지성준은 7회초 수비부터 김준태로 교체돼 이날 경기에서 빠졌다. 지성준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 역시 안방을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며 이적 후 1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지성준은 "갑자기 연락을 받고 올라오게 되어서 오랜만이기도 하고 많이 떨렸는데 사직야구장에 와서 코칭스태프에게 인사를 드리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상대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내 역할만 하자고 생각했다. 오늘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더 가다듬어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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