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수록 세진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애런 브룩스(30)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서 5회까지 3안타만 내주고 무사사구 무득점 호투를 펼쳤다. 많은 비로 인해 강우콜드가 되면서 행운의 완봉이자 시즌 3승을 챙겼다.
위기는 단 한번이었다. 4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다 조용호 내야안타, 2사후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가장 위협적인 로하스를 상대로 선채로 삼진을 뺏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도 2사후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단 59구를 던지며 일사천리 완봉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맷 윌리엄스 감독은 "비가 오면서 마운드가 미끄러운데도 브룩스가 잘 던졌다"며 칭찬했다. 실제로 2회부터 비가 계속 내리면서 마운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브룩스는 "더 이상 비가 많이 오기 전에 끝내야 했다. 승부를 빨리 하기 위해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다"고 완봉 비결을 밝혔다.
이날 구위는 압도적이었다. 154km짜리 투심을 앞세워 11개의 내야땅볼을 유도했다. 여기에 140km가 넘는 고속슬라이더와 고속 체인지업의 위력이 더해졌다. 59구 가운데 4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무사사구 제구력까지 무결점 투구였다.
특히 3할대의 피안타율로 약했던 좌타자들을 상대로 단 1안타만 맞았다. 로하스와 강백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아울러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도 3.13에서 2.76으로 내렸다. 팀내 선발투수 가운데 유일한 2점대 ERA이다. 외국인 에이스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입증한 하루였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더운 날씨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브룩스는 지난 4일 롯데전 승리 이후 "나는 땀이 많다. 땀이 많고 긴장감이 줄어든다. 그래서 날씨가 더우면 더 좋다"는 자신감을 입증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무더위 속에서도 브룩스의 위력쇼를 예고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