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의 변함없는 신뢰에 박병호(키움)가 보답할 차례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손혁 감독은 박병호의 타순 조정 계획에 대한 물음에 "일단 예정대로 (4번 타자로) 나간다"고 대답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6푼1리(31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박병호 만한 4번 타자가 없다는 의미였다.
손혁 감독은 이어 "되도록 박병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병호의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 또한 "감독으로서 경기 중에 박수를 많이 쳐주고 있다. (공격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감싸 안았다.

키움은 서건창(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이정후(중견수)-박병호(1루수)-박동원(포수)-전병우(3루수)-김혜성(2루수)-김규민(우익수)-박준태(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4번 중책을 맡은 박병호는 4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볼넷 1개를 골랐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삼성 선발 백정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 1사 2루서 백정현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랐다. 곧이어 박동원의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아웃되고 말았다. 7회 1사 후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9회 헛스윙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타율은 2할2리, 규정 타석을 채운 60명 타자 중 60위다.
박병호는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히 크다. 키움 타선은 '키벤저스(키움+어벤저스)'라고 불린다.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타선의 위력이 어벤저스급이라는 이유에서다. 박병호는 키벤저스의 붙박이 4번 타자. 또한 훌륭한 인품을 바탕으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운 라커룸의 진정한 리더다.
박병호도 사람이기에 늘 잘할 수는 없겠지만 박병호이기에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부분이 있다. 이젠 박병호가 응답할 차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