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임박' 샘슨의 성공 3대 조건…구속, 체력, 내야수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10 10: 12

롯데 자이언츠 아드리안 샘슨이 본궤도 돌입이 임박했다. 완벽한 성공을 위한 조건도 다시금 확인했다.
샘슨은 지난 9일 사직 한화전 선발 등판해 6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첫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첫 승 달성에 성공했다.
3경기 만에 자신의 본래 모습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펼쳤다. 부친상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 자가격리 조치를 수행하고 곧장 1군 실전에 투입됐던 샘슨은 차츰 한계 투구수를 늘려갔고 이날 96개의 투구수까지 소화했다. 이제는 1군 무대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2사 3루 롯데 샘슨이 강판되고 있다. /ksl0919@osen.co.kr

이날 샘슨은 최고 147km까지 찍은 싱커성 패스트볼 37개(싱커 8개, 패스트볼 29개), 슬라이더 39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개 등을 구사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다만 자연 싱커성 무브먼트를 보이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앞선 두 번의 등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시기만큼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샘슨은 싱커 평균 구속은 약 148.9km(92.5마일)에 달했다. 여전히 샘슨이 최대 무기이자 위력을 떨칠 수 있는 싱커성 패스트볼의 구속과 구위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의미. 
이날 경기가 끝나고 샘슨 역시 구속을 언급하며 본궤도에 임박했을 뿐 아직 완벽한 단계로 올라서지 않았다고 자평했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샘슨은 “아직 완전히 베스트는 아니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 구속도 더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직 경기 체력 역시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이날 한국에서 최다인 96개의 공을 던졌지만 80개가 임박한 시점부터 구위와 제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6회까지 74개의 공만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7회 80개가 다다른 시점부터 타자와의 승부가 힘겨웠다.
선두타자 제러드 호잉에게 5구 승부 끝에 홈런포를 얻어맞았고 이후 추가로 3피안타 1볼넷을 허용, 대거 3실점했다. 이전까지는 무브먼트와 제구 모두 낮은 쪽에 형성이 되면서 정타를 많이 허용하지 않았고 땅볼 유도가 많았다. 하지만 80개가 넘어선 시점부터 무브먼트가 약해졌고 스트라이크 존 상단 쪽으로 형성이 됐다.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가 많아졌다. 결국 7회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싱커의 위력을 만드는 구속, 그리고 80구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떨어지는 체력 등은 모두 2주 간의 자가 격리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다. 점점 나아지는 샘슨의 투구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구속과 체력에 더해 샘슨의 완벽한 성공을 이끌 필수적인 조건은 바로 내야수비다. 샘슨이 정상적으로 돌아왔을 때 내야수비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던 이날 등판이었다. 샘슨은 병살타 2개 포함해 총 10개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뜬공은 5개. 땅볼/뜬공 비율이 2.00에 달한다.
싱커를 주무기로 갖고 있기에 전형적인 땅볼 피처로 분류가 됐던 샘슨이었고, 그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딕슨 마차도를 함께 영입한 이유도 이러한 샘슨의 투구 유형도 고려가 됐던 부분이다. 다행히 현재 롯데 내야 수비는 철옹성이다. 마차도를 필두로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며 최소 실책 1위(12개), 수비 효율을 뜻하는 지표 DER 3위(0.692)에 올라 있다. 
롯데 선발진은 이날 샘슨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보이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변수들 속에서 샘슨은 빠르게 본궤도 진입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선발진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돌아갈 날도 먼 미래가 아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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