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바꿨지만 치욕의 15연패를 피하지 못했다. 10명의 선수들을 2군에 내려보내는 충격 요법도 통하지 않았다.
한화가 또 졌다. 9일 사직 롯데전에서 3-9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1986년 창단 이후 최초로 15연패 불명예 역사를 썼다. 1985년 삼미가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다 18연패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14연패를 당한 뒤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한 한화는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10명의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보냈고, 신인 3명 포함 20대 젊은 선수들을 9명이나 1군에 불러올렸다.

최원호 대행은 1군 경험이 전무한 신인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최인호를 2~3번 상위 타순에 배치하면서 4년차 박상언을 주전 포수로 썼다. 2년차 노시환에게 데뷔 첫 4번 타순을 맡기는 등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경기 전 최원호 대행은 “지금까지 기존 선수들로 다 졌다. 젊은 선수들로 지면 ‘여기가 퓨처스 리그냐’라고 하실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똑같이 욕 먹는다”며 “시도도 안 해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안 좋을 때는 변화를 주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데뷔전을 3번 지명타자로 치른 최인호는 2안타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타격 재능을 보여줬다. 2루수 박정현은 적극적인 대시로 아웃을 만들어냈고, 박상언은 날카로운 1루 견제로 수비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9번 유격수 조한민도 2안타 멀티히트로 타격 솜씨를 뽐내다.
기회에 목마른 젊은 피들의 패기가 넘쳤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던 선발투수 워윅 서폴드가 4회부터 무너졌다. 5이닝 13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7실점. 최인호, 조한민과 함께 베테랑 김태균과 이용규까지 4명의 선수들이 2안타 멀티히트를 쳤지만 시원한 결정타가 터지지 않아 6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7회초 제라드 호잉이 솔로 홈런과 정은원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따라붙었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활력을 어넣었지만 흐름을 바꿀 순 없었다. 투타에서 롯데와 현격한 경기력 차이를 보인 한화는 결국 15연패, 치욕의 역사를 썼다. 시즌 성적은 7승24패 승률 2할2푼6리까지 떨어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