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육성법?’ 이영준 “8회 필승조는 신이 주신 기회” [오!쎈 고척]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6.08 13: 09

“8회 필승조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다”
2014년 KT 위즈에 입단했던 이영준(29)은 여러 굴곡을 거치며 뒤늦게 빛을 봤다.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고 지난 시즌 29경기(33⅓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영준은 이러한 활약을 발판삼아 올 시즌 키움의 필승조로 낙점받았다. 손혁 감독은 “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영준을 필승조로 생각했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이영준 같이 구위가 좋은 좌완투수가 필요하다. 이영준이 필승조로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움 이영준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umi@osen.co.kr

손혁 감독이 필승조로 밀어주고 있는 이영준이지만 시즌 출발은 썩 좋지 않다. 13경기(10이닝)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6.30으로 고전하고 있다. 
손혁 감독은 “이영준은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다. 8회가 투수에게 가장 어려운 이닝이라고 생각한다. 8회에 계속 이영준을 기용하는게 못할 짓이라고도 생각되지만 이겨냈으면 좋겠다”라며 이영준에게 주어진 역할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영준은 “내 역할이 중요해진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8회가 원래 조금 어렵다. 선배들이 8회에 중심타선이 많이 걸린다고 하신다. 타순이 좋은 경우가 많다. 부담스럽긴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한다”면서 “나는 오히려 감사하다. 누가봐도 신이 주신 기회다. 작년에 잠깐 활약했는데 곧바로 필승조로 올라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불펜투수는 필승조를 하는 것이 꿈이니까. 이번 기회를 잘 잡고 자리잡고 싶다”며 오히려 주어진 기회에 감사했다.
손혁 감독은 이영준의 강점을 강력한 구위로 봤다. 이영준 역시 “주변에서 구위가 좋다고 많이 이야기해준다. 나 역시 구위로 타자들을 상대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0~90%까지 올라갔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볼넷보다는 안타가 낫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서 “커터는 공을 강하게 던지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부분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내추럴 커터라고 감독님이 좋아하셨다”며 웃었다.
올 시즌 이영준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구속이 1~2km 정도 떨어진 모습이다. 이영준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관중 경기를 해서 구속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원래 팬분들이 들어오면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느낌이 든다. 관중이 다시 들어오고 날씨도 더워지면 구속도 다시 올라올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이영준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편한 상황에 나오기는 했지만 확실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키움의 새로운 필승조 투수로 기대를 받고 있는 이영준은 앞으로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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