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사퇴, 10년 암흑기 끊은 레전드의 허무한 퇴장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07 20: 19

한화의 10년 암흑기를 끝낸 한용덕(55)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한화는 7일 대전 NC전에 2-8로 패했다.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정민철 단장과 면담을 요청한 뒤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아직 시즌 30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이지만, 최근 14연패로 10위 꼴찌까지 추락한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전신 빙그레 시절부터 활약하며 통산 120승을 거둔 한용덕 감독은 한화 구단이 일찌감치 차기 감독감으로 주목한 지도자였다. 은퇴 후 한화에서 1~2군과 재활군을 오가며 코치에 감독대행까지 모든 보직을 거쳤다. 

6회말을 시작하며 한화 한용덕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rumi@osen.co.kr

한 감독은 2015~2017년 두산 수석코치를 거쳐 한화의 11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장종훈 수석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등 이글스 출신 레전드들을 불러 의기투합했다. 미래 육성, 리빌딩을 위해 인내를 각오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2018년 부임 첫 해부터 이변을 일으켰다.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며 단숨에 가을야구까지 올려놓았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10년간 이어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잔혹사를 끊은 구세주였다. 투수 출신답게 마운드 보직 조정으로 최강 불펜을 만들었고, 정은원과 지성준 등 유망주를 과감하게 기용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지난해부터 팀 전력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일부 베테랑 선수들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순위는 9위로 급전적하했다. 지난겨울 외부 FA 내야수 영입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올 시즌을 맞이했다. 
[OSEN=고척, 손용호 기자] 한용덕 감독 /spjj@osen.co.kr
시즌 첫 16경기에선 7승9패로 잘 버텼지만 그 이후 속절없이 추락했다. 감당할 수 없는 14연패의 늪에 빠졌고, 코칭스태프 보직 개편 과정에서 프런트와 불협화음까지 빚었다. 불과 2년 전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놓은 영웅이었지만 3년 계약 임기를 마치지 못하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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