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보다 잘 치는 포수, 박동원 괴력 "야구는 멘탈 게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05 12: 10

자타공인 KBO리그 현역 최고의 포수는 양의지(NC)다.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 초반까지 양의지를 능가하는 포수가 있다. 키움 포수 박동원(30)이 그 주인공이다. 
박동원은 4일까지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30안타 6홈런 24타점 OPS 1.029로 활약하고 있다. 23경기에서 타율 3할7리 23안타 4홈런 22타점 OPS .960을 기록 중인 양의지의 성적도 좋지만 박동원에 미치지 못한다. 개막 한 달밖에 안 된 시즌 초반이지만 박동원의 기세가 그만큼 좋다. 
박동원은 원래부터 힘이 좋기로 유명했다. 지난 2011년 상무 입대 후 17kg이나 증량할 정도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한 결과. 이처럼 일발 장타력이 뛰어나지만, 헛스윙이 잦아 삼진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삼진률이 13.4%로 데뷔 후 가장 낮다. 삼진이 줄고 정확성을 높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은 2할6푼1리. 

키움 박동원이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박동원은 이 같은 타격 향상에 대해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고 한다. 타석에서 흔들리지 않게 마음의 준비를 하니 전보다 유인구에 덜 속는다. 공을 조금이라도 맞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려 한다. 공을 맞혀 그라운드 안으로만 보내면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운도 따른다”고 이야기했다. 
5회말 1사 2, 3루 상황 키움 박동원이 역전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키움 손혁 감독도 “이전에 비해 헛스윙이 많이 줄었다. 타석에서 수싸움이나 집중력도 늘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좋은 타격을 한다”고 칭찬했다. 박동원은 “예전부터 웨이트를 많이 해서 힘은 좋은데 공을 잘 못 맞혔다. 공이 맞는 빈도수가 높다 보니 현재까지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코치님들과 타격 전략 준비도 많이 한다. (지금 타격이) 언제까지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장 김상수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가면서 박동원이 키움의 ‘임시 주장’ 완장을 찼다. 그는 “프로에서 주장은 처음이다.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잘해줘서 내가 어떻게 이끌겠다는 생각은 없다. 평소처럼 웃으면서 장난 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중간 고참급이 된 만큼 조언을 구하러 오는 후배들도 많다. 박동원은 “후배들이 고민이 있어 찾아오면 분명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을 것이다. 그동안 야구만 했지, 다른 공부는 해보지 않아 어떤 말을 해줘야 좋을지 늘 고민한다. 가끔은 ‘며칠 뒤 이야기하자.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기도 한다. 너무 터무니없는 조언을 해주면 서로 두움이 안 된다. 조언의 포인트를 잡는 게 어려워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5회초 KT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키움 선발 최원태와 포수 박동원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처럼 박동원은 ‘양의지급’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선 후배들의 길잡이 역할까지 하고 있다. 또 다른 주전급 포수 이지영이 있어 그나마 짐을 나눌 수 있다. 박동원-이지영을 보유한 키움은 리그 최고 안방으로 평가된다. 박동원은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계속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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