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상규, “난 10개 구단 최약 마무리…오승환 선배 닮고 싶어요”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6.03 09: 07

 LG는 지난해 35세이브를 거둔 고우석이 무릎 수술로 이탈했지만, 아직까지 뒷문 걱정이 없다. ‘깜짝 투수’ 이상규(24)가 임시 마무리를 맡아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군 기록은 지난해 1경기 ⅓이닝이 전부였던 이상규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 중이다. 깜짝 스타로 떠올라 자연스럽게 고우석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마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제일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다”라고 말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가진 취재진 인터뷰에서 이상규는 “선발은 첫 번째 투수, 마무리는 마지막 투수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보직을 의식하지 않고 던지고 있다”며 “9회 등판하면 최대한 긴장을 하는데, 아직 1점차 상황에선 올라가지 않아서 1점 줘도 괜찮으니 맞더라도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LG 이상규는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진 뒷문을 든든하게 메우고 있다. /dreamer@osen.co.kr

그래도 주위에서 마무리로 인정하면서, 마무리를 체감하고 있다. 이상규는 “(내가 마무리라니) 꿈만 같고, 말이 안 된다는 생각도 한다. 1경기 2경기 (세이브를) 하면서 마무리라고 얘기해주는데, LG의 어마어마한 구단의 마무리라 너무 좋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는 못했다. 동료들이 ‘마무리인데 그냥 쉬어’라고 농담 섞어 치켜 세워준다고.
타 팀 마무리 투수와 비교를 했다. 그는 “내가 잘 하고 있나 생각하면서 다른 팀 마무리 투수들의 피칭도 본다. 내가 제일 약한 마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타 팀 마무리 중에서 누가 제일 잘 하나’라는 질문에 “조상우라고 생각한다. 닮고 배우고 싶은 대상은 오승환 선배를 닮고 싶다. 우리나라 최고 마무리니까”라고 설명했다. 
시즌을 앞두고 캠프와 청백전에서 150km 직구를 던졌는데, 시즌에 들어가서는 그 스피드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최고 구속보다는 평균 구속이 잘 나와야 한다. 148~149km를 던져야 한다. 최근 밸런스가 좋은 편이 아니라 공 스피드보다는 경기 운영에 신경쓴다"며 "각이 큰 것과 짧은 것 2가지 슬라이더를 요긴하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들의 상징인 등장곡도 생겼다. 이상규는 "방탄소년단의 쩔어 노래를 테마곡으로 정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잠실구장, 9회 이상규가 마운드가 오르면 '쩔어'가 메아리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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