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또 한 명의 ‘베테랑 효과’에 미소지었다.
정상호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3차전에서 선발로 출장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001년 프로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1109경기를 뛴 정상호는 올 시즌 현역 생활이 불투명했다. 2016년 시즌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맺었던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 연장과 은퇴 갈림길에 놓인 정상호에게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주전포수로 있는 가운데, 백업 포수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정상호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정상호는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줬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모습을 보니 시즌 중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세혁 역시 "베테랑이 있으면 안정적인 면이 있다. SK 왕조 시절에 있던 포수니 배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든든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개막이 미뤄지면서 잠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본 게임'에 들어온 정상호는 다시 한 번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개막 후 두 차례 교체돼 출장했던 정상호는 14일 선발 마스크를 썼다. 겨울 동안 낯설었던 두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온 정상호는 안정적으로 안방을 지켰다.
여기에 공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0-2로 지고있던 2회초 김태형 감독이 비디오 판독 후 추가 항의로 퇴장을 당했다. 1사 2루 상황에서 김재호가 상대 실책으로 2루에 있던 김재환을 홈으로 불렀다. 이후 허경민이 땅볼로 물러났지만, 정상호가 적시타를 날리면서 2-2 균형을 만들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온 정상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두산은 결국 5회 역전 뒤 7회와 8회 추가점을 내면서 7-3 승리를 잡았다. 아울러 주전 포수 박세혁이 한 경기 푹 쉬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한결 수월해질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최근 베테랑 영입을 통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김승회, 배영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올 시즌 많은 팀이 '포수'에 목말라 하고 있을 때 정상호의 영입으로 두산은 베테랑 효과를 톡톡히 누림과 동시에 '포수 왕국'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댔다. / bellstp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