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지 마라. 고개 들고 다녀라”.
한화는 14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 주재로 선수단 전체 미팅 시간을 가졌다. 지난 12~13일 KIA전에 연이틀 1점차 패배를 당하며 5연패에 빠진 상황,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황에서 한용덕 감독은 선수단 전체 미팅을 열기로 했다.
전체 미팅을 거의 안 했던 한 감독이지만 기죽은 선수들이 신경 쓰였다. 선수들 앞에 선 한 감독은 “기죽지 마라. 모두 자신감을 갖고, 고개를 들고 다녀라. 우리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다. 선수들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말하며 풀죽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한 감독은 “자식들이 고개를 숙이고, 기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속상한 것이 이치다. 모두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행동하자”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사비로 마련한 커피도 선수단에 돌렸다. 이날 선수들은 자율 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미팅 효과였을까. 집중력 부재에 시달리던 한화 타선이 1회 시작부터 터졌다. KIA 선발 드류 가뇽을 상대로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묶어 대거 4득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3.3득점 빈타에 허덕이던 타선이 시원하게 터졌다.
타선 지원을 받은 선발 장민재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한화는 4-1로 승리,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장민재는 “경기 전 감독님께서 ‘실수해도 괜찮으니 기죽지 말고, 고개 숙이지 말고 뻔뻔하게 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대범하게 플레이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3승6패이지만 5연패 사슬을 끊은 만큼 급한 불은 껐다. 지난 2018년에도 한화는 3승6패로 시즌 출발은 더뎠지만 4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에 갔다. 한 감독의 미팅과 커피 제공이 2년 전처럼 한화에 반등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