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지만 조금 더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맞붙은 8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의 홈 개막전이기도 한 이날 특별한 시구가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가장 심각했던 대구・경북 지역에 근무를 자원했던 국군춘천병원 응급간호장교 김혜주 대위였다.
그라운드에 나온 김혜주 대위는 경례를 한 뒤 힘차게 공을 던졌다. 김혜주 대위는 "야구장 그라운드 처음"이라고 밝히며 "아직도 격앙돼 있고, 의료진, 의료지원단을 대표로 이 자리에서 서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작년에 우승을 했던 팀인데 대표로 시구를 해도 될까 하고 걱정도 됐고, 자랑스럽기도 하다"라며 "남편과 연습을 했는데 조금 아쉽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의 개막전 시구를 했지만, 김혜주 대위는 "충남이 고향이라서 한화 경기를 많이 봤다"고 고백을 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선수는 정수빈이다. 남편도 두산팬"이라며 새로운 팬심을 말하기도 했다.
김혜주 대위는 대구・경북 지역에 파견 당시 '콧등 밴드'로 화제가 됐다. 긴 근무 시간 마스크가 콧등을 짓눌러 생긴 상처였다. '콧등 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헤주 대위는 "이제 다 나았다"라며 "지나가는 분들이 많이 알아봐주시고 응원 편지도 보내주셨다. 의료진 뿐 아니라 의료 폐기물을 처리해주며 같이 근무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혼자 주목받아서 죄송스럽고 감사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혜주 대위가 병동을 지킨 것은 2월 말에서 3월까지로 코로나가 가장 심했을 시기다. 김 대위는 "대구 경북에 가장 환자가 많았을 때 갔는데 물자와 인력이 부족해 시스템 구축이 어려웠다"라며 "복귀한 뒤에도 의료진이 많이 고생했다. 의료진만 봐도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벅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김혜주 대위는 28번을 달고 나왔다. 두산에서는 장원준의 등번호. 김혜주 대위의 28번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김 대위는 "대구에 있던 기간이 28일이라서 28번으로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는 5일 개막에 들어갔다. 코로나19와의 사투 최전선에서 노력했던 그에게 야구단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김혜주 대위는 "메르스 때도 그렇고 예방 수칙은 동일하다. 손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현장에서 코로나19와 고군분투하며 싸우는 관계자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혜주 대위는 "여러분이 있어서 코로나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야구장에서도 직관할 수 있는 날이 오고 있다. 벌써 관심이 떨어진 것이 같아서 아쉽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또 알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도 '조금 더 힘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혜주 대위는 "많이 힘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