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54km 그러나 볼볼볼’ 이동원의 1군 데뷔전, 참담했다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5.06 11: 12

 160km 강속구라도 제구가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두산의 늦깎이 파이어볼러 이동원(27)이 프로 입단 후 9년 만에 성사된 1군 데뷔전에서 최고 156km, 평균 154km의 직구를 뿌렸다. 직구 스피드만 놓고 보면 대단한 기록. 
그러나 2타자 상대로 투구 수 9개 중 볼이 8개였다. 2볼넷 2실점 평균자책점 무한대라는 참담한 데뷔전 성적표를 받았다. 

8회말 두산 이동원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5일 열린 두산-LG 개막전. 이동원은 1-4로 뒤진 8회 2사 2루에서 이현승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이현승이 1사 3루에서 2연속 2루타를 맞으며 한 점을 허용했다. 홈에서 주자를 한 명 잡아 2사 2루가 됐다. 
이동원으로선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상황. 1-3에서 1-4가 되면서 흐름은 LG쪽이었다. 한 점을 더 준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였다. 
이동원은 타팀간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로 잘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만 아니라면 스윙을 해도 빗맞을 확률이 높은 평균 155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지닌 파이어볼러. 캠프에선 최고 158km까지 던졌다. 제구만 조금 잡힌다면 위력적이다. 자체 청백전에 이어 연습경기에서도 호투하며 1군 엔트리에 승선했다.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 첫 타자 채은성 상대로 초구 153km 직구를 던졌다. 볼. 이후 공 3개도 150km를 상회했으나 모두 볼이었다. 박용택 상대로도 볼볼. 스트라이크 1개 던지고 또 볼볼,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2사 만루가 되자 강판됐다. (이후 올라온 채지선이 폭투 2개, 2루타를 맞으며 이동원은 2실점이 됐다)
# 타자 채은성(2사 2루)
153km 볼 / 155km 볼 / 154km 볼 / 152km 볼
# 타자 박용택(2사 1,2루)
153km 볼(2루주자 3루 도루) / 156km 볼 / 152km 스트라이크 /152km 볼 / 155km 볼
이동원은 150km 중반의 빠른 볼로 캠프에서 매년 기대를 받는다. 그러나 제구력이 불안해 그동안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는 캠프, 청백전, 연습경기에서 괜찮은 피칭을 보여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데뷔전 부담감에 짓눌렸는지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무관중이었음에도 스스로 흔들렸다. 직구만 9개 던졌고 평균 구속은 153.5km, 그러나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동원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3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18개를 잡았으나, 사사구를 무려 26개나 허용했다. 거의 이닝당 2개였다. 9년을 기다린 1군 데뷔전에서도 안타깝게도 이를 반복했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이동원과 채지선은 (추격조로) 짧게 던질 투수다. 길게 던질 투수가 필요하다면 다른 투수을 불러 올릴 수 있다”고 했다. 한 번의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두 번째 기회마저 놓친다면 1군에서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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