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에 밀린’ 최주환, 개막전 끝나고 홀로 잠실구장 뛰었다(동영상)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5.06 05: 21

 # 4월 15일 잠실구장. 두산의 자체 청백전이 끝난 후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개막전 2루수 질문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금 말하기는 그렇다. 결정은 했다. (개막)그 때 가서 보면 안다”고 웃으며 말했다. 
# 5월 5일 잠실구장 두산-LG 개막전.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선발 라인업을 묻는 질문에 “2루는 오재원이 먼저 들어간다”고 말했다. 에이스들의 맞대결인 개막전, 2루는 수비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였다. 

개막전에서 패한 뒤 홀로 훈련하는 두산 최주환. /orange@osen.co.kr

# 1-3으로 뒤진 7회초 두산의 1사 1,2루. 앞서 LG 차우찬에게 2차례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좌완 진해수. 또 좌-좌 대결. 대타 타이밍이었으나 오재원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결과는 유격수 병살타, 이닝 끝.
# 두산-LG전(2시간 50분)이 끝나고 오후 5시 20분 잠실구장. 텅빈 그라운드에 누군가 서 있었다. 두산 최주환이었다. 오른손에 초 시계를 든 그는 1~2루를 수 차례 달린 후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아쉬워서일까. 좀처럼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개막전이 끝난 후 두산 최주환은 홀로 주루 훈련을 했다. /orange@osen.co.kr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의 개막전, LG가 8-2로 승리했다. 8회초까지 LG의 3-1 리드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으나 8회말 LG가 5득점하며 승부 추가 확 기울어졌다. 두산으로선 앞서 7회 공격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이날 승부처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7회 1사 1,2루 추격 기회에서 오재원을 밀어부쳤으나,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용병술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감독이다. 
4월 중순 김 감독의 말을 되짚어보면 일찌감치 개막전 2루수로 오재원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LG 선발 투수 차우찬 상대로 최주환이 강했기에 1차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최주환은 최근 3년간 차우찬 상대로 17타수 7안타(타율 .412) 1홈런 4볼넷 1삼진으로 강했다. 반면 오재원은 3년간 차우찬에게 13타수 2안타(타율 .154) 2볼넷 6삼진으로 약했다.
수비 강화를 위해 오재원을 기용했다 하더라도 7회 대타 카드를 쓰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아쉬움이다. 우타 대타 요원이 마땅찮을 수 있었지만. 오재원은 진해수 상대로 2017시즌 3타수 1안타, 2018시즌 3타수 2안타, 2019시즌 2타수 무안타였다. 총 8타수 3안타. 최주환은 2017시즌 2타수 무안타, 2018시즌 4타수 2안타, 2019시즌 4타수 1안타였다. 총 10타수 3안타.
지난해 오재원은 타율 1할6푼4리로 극도로 부진했다. FA 계약을 맺고 주장 임무를 맡았다. 성적 외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재 이유는 있다. 최주환은 2017~18시즌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부상으로 출장 경기 수가 87경기에 그치며 2할7푼7리로 주춤했다. 공격력에선 최주환, 수비력에선 오재원이 낫다는 평가다. 최주환은 "수비는 지난 3년간 통계를 보여줬고,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주환은 이날 경기 후 1~2루 사이를 달리며 자신의 주루를 체크했다. 두산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최주환 선수는 평소에도 자주 경기 후 스윙 연습을 하거나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훈련하는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개막전 최주환은 벤치에서 대타 기회를 노렸으나 출장 기회는 없었다. 이날 두산은 9회 페르난데스 대신 안권수를 1루 대주자로 기용했을 뿐 선발 출장한 선수가 끝까지 뛰었다. 시즌 144경기 중 이제 1경기 했다. 최주환에게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orange@osen.co.kr
두산 최주환. /ce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