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승부로 빚어낸 대승이었다.
키움 히어로즈가 대투수 양현종(32)의 공략을 성공하고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타선의 응집력을 과시하며 11-2로 대승을 거두었다. 최근 개막전 3연승이자 손혁 감독은 데뷔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상대투수가 KBO리그 간판투수 양현종이었다. 그러나 타자들은 강한 승부력을 보였다. 경기전 손혁 감독은 "양현종이 좋은 투수이지만 우리 타자들이 상대전적에서 좋았다. 우리 타자들을 믿는다"면서 기대를 걸었다. 타자들이 그 믿음에 100% 호응하는 결과를 냈다.

이날 양현종은 3이닝만 던지고 강판했다. 4안타 2볼넷 3실점이었다. 특히 승부는 2회의 끈질긴 공격이었다. 첫 타자 박병호는 6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1년 만에 돌아온 이택근은 5구를 노려쳐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다음타자 이지영은 8구 승부를 펼친 끝에 중전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외인타자 모터는 더 끈질겼다. 양현종은 모터를 잡기 위해 10구를 던졌다. 비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양현종의 진을 빼는 승부였다. 양현종은 김병욱을 2루 땅볼로 유도하고 2회를 끝냈다. 1점만 내주었지만 33개의 볼을 던지는 고투였다. 키움 타자들은 양현종의 공에 대해 대응력이 남달랐다.
그 후유증 탓이었을까? 양현종은 3회초 선두타자 박준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후에도 김하성에게 또 볼넷을 허용했다. 이정후는 흔들린 양현종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에 들어왔다. 이택근은 2사후 좌전적시타로 이정후를 불러들였다.
리그 정상급 타선의 강력한 응집력이었다. 양현종은 3회를 마치고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키움은 5회 공격에서 김현준과 고영창을 상대로 집중타를 날려 대거 4득점, 승부를 결정냈다. 특히 8회에는 김하성 솔로홈런, 박병호 투런홈런이 터지며 완승을 거두었다. 에이스를 상대로 상하위 타선의 끈질김이 빚어낸 완승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