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이다. 지난 2017년 3월 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곧장 큰 인기를 끌었다. 스팀(Steam) 플랫폼 기준 동시접속자 수는 지난 2017년 12월 기준 300만 명을 넘겼으며, 역대 PC게임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달성한 바 있다. 기존에 나왔던 ‘배틀로얄’ 게임 대비 우수한 접근성, 그래픽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이후 펍지주식회사는 e스포츠라는 큰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펍지 코리아 리그(PKL)’의 출범을 시작으로 펍지주식회사는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 2018’ ‘펍지 네이션스 컵(PNC)’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 2019’ 등 다양한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많은 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펍지주식회사는 문제점에 귀 기울여 e스포츠를 위한 틀을 구축했다. 시행착오 끝에 ‘배틀로얄’ e스포츠의 지속가능을 위한 해법을 찾았다.
2020년은 이러한 펍지주식회사의 방향성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접목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에 OSEN은 새롭게 출발하는 펍지주식회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권정현 CMO(최고마케팅책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권정현 CMO는 지난 2018년 2월 펍지주식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라이엇 게임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EA 등 글로벌 게임사의 한국 지사에서 마케팅, e스포츠를 담당했다. 현재 미국 산타모니카의 펍지주식회사 북미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정현 CMO는 국제대회 준비로 바쁜 상황에서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3년차… 토대 다져온 펍지주식회사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첫 2년은 ‘배틀로얄’ 장르에 e스포츠를 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다. AOS, RTS(실시간 전략 게임), FPS(1인칭 슈팅 게임), 격투 등 e스포츠화가 된 기존 장르들은 틀을 구축했던 게임이 있었다. 그러나 ‘배틀로얄’ e스포츠의 정규 리그를 도입한 펍지주식회사는 기술, 규칙 등 많은 부분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인지라 팬들은 초창기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대표적인 팬들의 비판은 옵저빙(선수 관전), 많은 운 요소 등이다. 60명 이상 한 전장에 참가하는 ‘배틀로얄’ 장르 특성상 모두를 컨트롤하기 힘들었다. 권정현 CMO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보는 재미’를 주목했다. 배틀그라운드만의 시청 포인트를 파악한다면,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기존 1대1, 팀대팀 구도와 다릅니다. 최후의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전투를 하는 것이 박진감은 넘치지만, 시청 경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보는 재미’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팬들이 가장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리플레이와 실시간 스코어보드는 고민의 결과입니다.”
펍지주식회사의 계속된 노력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성과로 이어졌다. ‘PAI 2017’ ‘PGI 2018’의 동시 시청자 수천만 명을 보며 전세계의 관심을 느꼈던 권정현 CMO는 지난 2019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PNC 2019’의 전 좌석 매진으로 팬들의 계속된 호응을 확인했다. 권정현 CMO는 지난 2년 간의 성과에 대해 “다년간 다양한 대회를 진행하며 프로팀과의 상생 구조를 확립하고 시청 경험을 개선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친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배틀로얄’ 장르 e스포츠의 기반을 다져 나갈 수 있었던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2020년은 새로운 e스포츠 구조를 구축하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글로벌 대회로 리그 개편, 목표는 ‘지속가능성’
2년 간 경험을 쌓은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3년차인 2020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지역 리그를 폐지하고,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를 도입해 국제대회를 중심으로 개편했다. 지역 리그는 PGS 진출을 위한 선발전으로 변화하며 3번의 PGS 이후 전세계 팀들은 최종전인 PGC에서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권정현 CMO는 리그 방식을 개편한 이유에 대해 “지난 2018년 지역 리그를 진행하며 고민한 것들과, 지난 2019년 글로벌 대회의 성공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내린 결과입니다”라고 밝혔다. 권정현 CMO에 따르면 펍지주식회사는 글로벌 대회 중심의 구조가 참가팀, 선수, 팬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참가팀 및 선수들은 자긍심, 열정을 가지고 대회에 임할 수 있으며, 팬들은 보다 열광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게 된다.
다만 펍지주식회사가 글로벌 e스포츠에 초점을 맞추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지역 리그에 주어졌던 게임단별 지원금이 사라지며 운영에 차질이 생긴 팀이 생겼다. 이에 대해 권정현 CMO는 “프로팀 지원 정책은 올해 전반적인 구조가 바뀌면서 지원 방식도 그에 맞게 변경한 것입니다”라고 운을 떼며 “글로벌 대회가 많아지며 기본적으로 수여되는 상금 규모는 지난 2019년 대비 20% 증가했고, 대회마다 특별 인게임 아이템 판매 수익의 25%를 참가 프로팀에 추가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PGS에 출전하는 모든 팀들이 상금,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해 대회 당 최소 2만 달러(약 244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최저 상금 보장 정책도 도입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권정현 CMO와 펍지주식회사가 글로벌 첫 해 세운 목표는 ‘PGC를 향한 여정(Road to PGC)’의 구조를 탄탄히 세우는 것이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 확립과 연관되어 있다. 권정현 CMO는 “그간 진행했던 e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팬들에게 확실히 보여주겠습니다”라며 “글로벌 대회를 중심으로 경쟁 구조 개선, 프로팀과 수익 분배 등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PGC 2020’에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대미를 장식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나아갈 방향은
배틀그라운드를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만들고 싶은 펍지주식회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권정현 CMO는 펍지주식회사가 앞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시점의 계획으로 권정현 CMO는 “콘텐츠의 본질적인 재미 향상, 안정적인 e스포츠 매출원 확보를 통한 생태계 강화, 열성적인 팬덤 형성을 위해 힘쓰겠습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세계 e스포츠가 멈춘 상황이지만, 펍지주식회사의 대회 준비는 변함없다. 권정현 CMO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존 일정과는 차이가 생겼으나 새로 선보인 e스포츠 구조가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2020년 첫번째 글로벌 대회인 ‘PGS: 베를린’이 연기되어 아쉬워할 팬이 많을 것 같습니다. 팬들,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리고,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배틀로얄’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사진=펍지주식회사 제공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