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슬로바키아 리그에 축구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20시즌 슬로바키아 축구리그에는 총 7명의 한국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구단별로 2~3명의 선수가 함께 뛰고 있으며, 슬로바키아 축구 시장 내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슬로바키아 1부리그 FC 비온 즐라테 모라브체 (이하 “즐라테”)에는 두 명의 어린 한국인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바로 광동고 출신의 공격수 김건(19)과 일동고 출신의 미드필더 류지성(19)이다. 두 선수는 올해 1월 입단테스트를 통해 즐라테 U19팀에 입단한 후, 나란히 3월 후반기 1라운드에 선발 출전으로 데뷔했다. 김건은 84분을 출전하며 데뷔 골을 기록했고 류지성은 풀타임 출전하며 리그를 시작했으나, 현재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리그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김건은 지난 여름부터 꾸준하게 유럽 무대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즐라테에 입단하던 시기에 벨라루스의 디펜딩 챔피언 디나모 브레스트와 슬로바키아 1부리그 FC 트르나바에서도 영입 제의가 왔지만 김건은 최종적으로 즐라테를 선택했다. 이에 김건은 “즐라테는 유소년 선수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며, 어린 선수들을 1군 무대에 자주 기용하는 등 1군 데뷔 기회가 타팀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어린 나이여도 성인 무대에서 경쟁해서 나를 더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었다”라며 즐라테 입단 비화를 밝혔다. 실제로 두 선수는 U19팀 소속이지만 프리시즌 간 좋은 모습을 통해 A팀 훈련에 차출되는 등 팀 내에서 입지를 다지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류지성의 경우, 포천에 위치한 김희태축구센터 출신으로 김희태 감독에게 직접 지도를 받아왔다. “박지성과 안정환을 키운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있는 김희태 감독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선수인 만큼 또 다른 한국축구 스타 탄생이 기대되는 이유다.
즐라테 구단주 캐롤 스쿨라는 “김건과 류지성은 좋은 경기력과 성실한 훈련태도를 보여줘 구단 내에서 많은 기대를 하는 선수다. 특히 김건은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침투와 드리블을, 류지성은 많은 활동량과 패스능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리그 재개 시 팀의 중심이 될 선수들이다.”라고 호평했다.
김건은 “많은 기대를 안고 온 유럽의 첫 시즌이라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코로나로 리그가 중단돼 매우 안타깝다. 리그가 언제 다시 재개할지 모르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시즌이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류지성은 “처음에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현지 선수들과 경쟁해보니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축구뿐만 아니라 언어, 문화 등을 배워 팀에 더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꾸준하게 성장하는 선수가 되어 꼭 유럽 상위리그에 진출하고 싶다.” 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즐라테는 1995년 창단한 슬로바키아 1부리그 중위권 팀으로 슬로바키아 중부에 있는 작은 도시인 즐라테 모라브체를 연고로 하는 팀이다. 슬로바키아 리그는 코로나 사태로 5월 30일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이며, 향후 리그 재개 날짜가 발표될 예정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김건(좌) 류지성(우) / DJ 매니지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