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기운 받고 싶어서 달았네요.”
두산 투수 이동원(27)은 올 시즌 등번호를 바꿔 달았다. 지난해 99번을 달고 뛰었던 그는 올 시즌 25번을 등에 새겼다. 지난해 배영수 코치가 현역으로 달고 뛰었던 번호다.
이동원은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서”라며 “(배영수) 코치님도 그렇고, 그 전에는 (양)의지 형이 달고 뛰었던 번호”라고 미소를 지었다.
배영수 코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연장 10회말에 올라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은퇴를 선언했다. 가장 화려하게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장식한 셈이다.
양의지(NC)는 두산에서 성장해 팀 우승은 물론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동원은 150km의 중반의 KBO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 난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2012년 두산 입단 후 1군 무대를 한 차례로 밟지 못했다.
머릿 속으로 안정적인 공을 던지면서 타자가 헛스윙하는 모습을 꾸준히 그려온 이동원은 상상 속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13일 청백전에서 최고 156km의 공을 던지며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15일 청백전에서는 157km의 공을 던지며 1이닝을 볼넷 없이(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태형 감독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라며 “이렇게만 던지면 당연히 1군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자원”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3연타는 해야한다"며 다음 등판에서도 호투를 기대했다.
이동원은 "후배들도 많이 들어왔다"라며 "이제 야구해야죠"라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