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속인 거 아닌가 싶다니까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25)을 올 시즌 리드오프로 낙점했다. 발 빠른 심우준이 출루를 할 경우 득점력이 높아진다는 계산에서 였다.
'중책'을 맡은 심우준도 책임감을 내비쳤다. 고교시절 타순에 대해 "놀랄텐데 4번을 많이 맡았다"고 미소를 지은 그는 "1번이라는 자리가 낯설지는 않다. 내 자리 같기도 하고, 또 그렇게 느껴야 한다. 1루를 내가 가장 먼저 밟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1루) 베이스에 나가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밟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적응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심우준은 "홈 경기 기준으로 수비를 한 뒤 공격을 하게 되는데, 1회가 길어지면 곧바로 타순을 준비하려니 바빠진다. 또 타순도 빨리 돌아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공을 많이 봐야한다는 강박이 아직까지는 큰 것 같다. 자꾸 파울이 나고, 그러다보니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공이 많이 없어졌다. 안타가 안 나오다보니 생각을 바꿔야할 것 같으면서 여러가지 많이 혼잡하다"고 어려움을 말하기도 했다.
많은 고민이 있는 가운데 일단 심우준은 '공격적인 타격'을 선호했다. 그는 "공을 많이 보고 선발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차피 선발 투수의 공이 좋으면 6~7이닝은 금방 간다. 최대한 나가서 뛰고 그래야 점수가 나다보니 그 부분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쉽지 않은 '리드오프'의 길인 만큼, 참고하는 모델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22)의 이름을 말한 심우준은 "공을 볼 건 보고 칠 때는 또 그라운드 안으로 타구를 보내 안타를 만든다. 무조건 공을 보는 것이 아닌 칠 때는 치다보니 가장 좋은 참고 사례가 되는 것 같다"라며 "(강)백호랑 같이 나이를 속인 거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와 도루에 대한 목표도 냈다. 현재 수비에 대해 "70~80점"을 이야기한 그는 "아직 송구가 많이 부족하다. 또 잔발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루는 올 시즌 40개는 넘기고 싶다. 나중에는 통산 도루 10위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