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언젠가는 해야한다고 했죠.”
지난해 4월 LG 트윈스의 클로저 자리는 주인이 바뀌었다. 정찬헌이 허리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었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지명을 받은 고우석이 빠르게 적응해 자리를 잡았다. 고우석은 35세이브를 거두며 LG의 새로운 '수호신'이 됐다.

2020년 마무리투수는 여전히 고우석이다. 지난 5일. 비록 청백전이지만 정찬헌은 부상을 털고 잠실 마운드에 다시 섰다. 마무리투수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내줘서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정찬헌은 고개를 저으며 ‘고우석 마무리’에 힘을 실어줬다.
정찬헌은 “(고우석은) 워낙 강한 공을 가지고 힘 있는 공을 가지고 있다. 누가봐도 매력있는 마무리투수”라며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고)우석이에게 ‘지금은 내가 마무리투수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네가 마무리투수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하기 싫다고 해도 해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하고, 싫어도 해야 한다”라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우석은 13일 잠실에서 훈련을 마친 뒤 ‘정찬헌의 당부’에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부상을 당해서 안 좋을 수 있는데 후배 입장에서는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입단하고 나서 (정)찬헌 선배, (김)지용 선배, (임)찬규 선배 등이 모두 ‘네가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아야 LG가 잘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어떻게 보면 팀 내 경쟁인데 후배를 밀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보직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조언을 듣다보니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꿈'을 갖고 현실이 된 만큼, 고우석은 마무리투수로서 마음가짐도 더욱 단단하게 가졌다. 고우석은 “가까운 사이지만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다. 더욱 책임감을 갖고 던지게 됐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