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좋다", "믿음직하다".
KIA타이거즈 2020년 형 키스톤콤비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연기됐지만 유격수 박찬호(25), 2루수 김선빈(31)이 부지런히 호흡을 맞추며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김선빈은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안다던 절친 후배 안치홍(30)이 롯데로 FA이적하자 올해부터 박찬호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지난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두 선수는 서로를 치켜세우며 '전경기 출전'을 목표를 내세웠다.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새 키스톤 콤비가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면 팀에게는 최상이다. 캠프에서 몸도 탄탄하게 만들어 공수에서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찬호에게 유격수를 내준 김선빈은 2루수 수비가 훨씬 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포지션을 2루수로 옮겼는데 하다보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좋아질 것 같다. 수비에서 차이점이 있다. 타구의 힘도 그렇고 1루 송구 거리도 짧아 편해졌다. 유격수보다는 오히려 마음쪽으로 2루 수비를 하는것이 편하다"고 흡족해했다.
특히 유격수 박찬호와 호흡에 대해서도 "찬호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맞춰보았다. 국내 시범경기를 못해서 맞춰 볼 기회가 없어 아쉽다. 대신 지금은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아직은 눈빛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잘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찬호는 수비에서 적극성이 좋다. 타구를 처리하는 것도 그렇고 수비범위 넓고, 어깨가 좋은 것이 장점이다. 움직임에서 나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다가오면 선배로서 조언해준다. 그런데 막 물어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나도 내야수로 중견이다. 경기 나가는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신중하다. 아직은 유격수 주전 발령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은 조심스럽다. 선빈이 형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전이라는 단어는 조심스럽다.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선빈이 형은 확실히 주전이다. 그러나 나를 대체할 선수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배는 잘하신다. 예전에는 잘한다는 정도만 생각했는데 잘 몰랐다. 같이 맞춰보니 다르다. 불안감이 없다. 안맞는 바운드에서 나는 티가 나는데 선배님은 잘 처리하신다. 서로 하면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더블플레이 할 때 어떻게 하는게 편한지 묻기도 한다. 항상 '너 편한대로 하면 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더욱 믿음직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선수는 공격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타순에서도 1~2번 테이블세터진 가능성도 보인다. 캠프에서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 향상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히 두 선수 모두 "전경기를 목표로 뛰겠다"고 자신했다. 체력 소모가 심해 144경기를 못하더라도 최대한 소화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김선빈은 "근육량도 늘렸고 타격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018년과 2019년 못보여준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찬호도 "웨이트로 몸을 단련했고 몸통스윙으로 좀 더 뻗어가는 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도 득점이 되는 도루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 새로운 콤비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