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수준이 높은 팀이라는 것을 느꼈네요."
안권수(27・두산)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은 선수 중 가장 늦게 이름을 불렸다. 10라운드로 늦은 지명이었지만, 경험만큼은 누구보다 풍부했다. 일본 와세다 실업고교와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 독립리그와 실업리그에서 뛰면서 일본 야구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경험은 강력했다. 동기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가운데,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1군급 수준"이라는 호평과 함께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1군 스프링캠프를 마친 가운데 안권수도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야구 실력에 깜짝 놀랐다. 그는 “수준이 정말 높다는 것을 느꼈고, 연습량에서 뒤쳐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도루 등 주루 플레이에서는 어느정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들지만, 타격에서는 오히려 강점보다는 약점이 더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아직 100%로 보여드리지는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스피드, 안정적인 수비 등으로 안권수는 정수빈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안권수도 정수빈과 짝을 지어 훈련을 하면서 배우고 있다. 그는 "(정수빈은) 키나 몸집이 크지는 않았는데 확실히 타격할 때 정타를 굉장히 잘 맞추는 법을 알고 있더라. 수비나 주루에서도 센스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한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 수비 ,공격에서 모두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오랜 시간 일본야구를 경험했던 만큼 한국야구가 다소 낯설기도 했다. 그는 "선구안과 배팅, 수비 등 캠프 기간 중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일본에서는 불리한 카운트 때 반대로 빨리 들어오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은 변화구를 쓰기도 해서 헷갈리기도 했다. 또 수비 때 포지션도 타자나 상황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기존 생각보다 더 앞에서 보는 경향이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또래인 김인태와 서예일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라며 "만화책을 많이 읽으면서 독해는 좋아졌다. 듣는 것도 많이 발전했는데, 아직 형, 선배님 등 윗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실례되는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다"고 고민을 내비치기도 헀다.
다만, '코로나19'로 다른 팀을 상대하면서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는 “한국 투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던지고, 어떤 구질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빨리 공부해서 개인노트를 활용하면서 분석해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밝힌 개막 후에도 잠실구장을 누빌 꿈을 내비쳤다. 그는 "1군에서 열심히 해서 생존하는 것이 목표”라며 “주루, 도루에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만큼 도루를 많이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