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서 염경엽 감독과 다시 만난 채태인(38)이 신인의 자세로 되돌아간다. 백업 1루수, 채태인은 “대타든 언제든지 나갈 준비를 하고, 뭐든지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경험 많은 베테랑은 그는 벌써부터 덕아웃의 분위기메이커가 됐다. 채태인은 “그거 안 하면 쫓겨난다”라며 너스레를 떨면서, 새로운 배번 00번에 대해 “노래도 박상철의 ‘빵빵’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SK는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후 처음으로 청백전을 치렀다.
채태인은 로맥 대신 주전으로 구성된 백팀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핀토 상대로 단타와 홈런, 2타수 2안타를 때렸다.
채태인은 “핀토가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자기 루틴대로 개막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타이밍이 좋아서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연습경기 홈런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홈구장에서 열린 첫 실전 경기에서 짜릿한 손맛은 즐겁다. 그는 “작년 8월에 쳤었나. (손가락으로 세어보며) 7개월 만에 공 중심에 맞혔다”고 웃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를 떠나 SK로 이적했다. 대구(삼성)에서 서울(키움)로, 부산(롯데)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인천(SK)으로 오게 됐다. 주전 1루수 로맥을 백업하는 1루수, 왼손 대타가 채태인의 임무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주전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1루에 로맥이 있기 때문에, (벤치 있다가) 언제든지 나갈 수 있게 준비하는 것. 신인 때랑 비슷한 것 같다. 매일 나가는 주전이 아니기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게 준비한다는 것이 어렵지만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쾌활한 성적인 그는 팀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채태인은 “그거라도 안 하면 쫓겨 난다. 분위기 띄우라고 영입한건데… 이제 더 이상 갈 데도 없다”며 농담섞인 말로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익숙한 17번 대신 00번을 달고 뛴다. 그는 “노수광이 17번을 달고 있더라. 주전인 어린 후배 번호를 뺏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수광이도 자기 배번에 자부심을 갖고 있을테니까”라며 “(김)강민이랑 동기인데, 강민이가 0번을 달고 있어서 항상 옆에 붙어 다니고 싶어 00번을 달았다”고 위트있게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