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 상대로 (틱택토) 비겼으니 승점 1점만 주세요"
영국 '더 선'은 15일(한국시간) "코로나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의 팬을 위한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EPL의 재개 예정일은 오는 4월 4일이다. 그러나 일부 외신이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5월은 되어야 일말의 재개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 보고 있다.

축구팬들은 코로나로 유럽 5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가 모두 중단되며 우울한 주말을 보내게 됐다. 이해는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허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런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EPL 구단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며 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먼저 EPL의 사우스햄튼은 30라운드 대전 대상인 노리치 시티와 SNS 대전을 벌였다. 바로 사우스햄튼의 공식 SNS가 노리치에게 경기를 못하는 만큼 전통 게임 틱택토(Tic Tac Toe)로 한판 붙자고 제안한 것이다.
틱택토는 서양식 오목으로 3x3의 정사각형 판에 O와 X를 번갈아가면서 그리는 게임이다. 가로나 세로로 한 기호로 3줄이 완성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홈팀 사우스햄튼은 선공에 나서 틱택토 판을 SNS에 올렸지만 노리치의 공식 SNS는 45분 동안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사우스햄튼은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에 돌입했다며 익살을 떨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맨체스터 시티의 SNS는 "우리랑 한 판 붙자"라고 참전을 선언했다. 사우스햄튼과 이를 수락하며 두 팀은 치열한 '틱택토' 혈전을 벌였다.
SNS로 라이브로 중계된 사우스햄튼과 맨시티의 틱택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그러자 사우스햄튼은 "치열한 전술 싸움이었다. 승점 1점 달라"라고 넉살을 떨기도 했다.
이색 틱택토 배틀도 있었지만 역시 가장 인기를 끈 대체 경기는 '풋볼 매니저'였다. 레스터 시티와 맞붙을 예정이었던 왓포드 FC는 구단의 계정에 시뮬레이션 매치를 중계하기도 했다.
가상 대전에서 왓포드는 레스터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더 선에 따르면 왓포드 팬들은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게임에서라도 이겨 달라"라고 귀여운 불평을 터트렸다.
왓포드 팬들은 "진짜도 아닌데 대체 왜 이기지 못했나"라거나 "솔직히 무승부 나올 때까지 로드 신공 한 것 아니냐"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EPL 구단들이 자신의 게임으로 가상 경기를 가지자 풋볼 매니저는 자신들의 공식 SNS에 "멋지다. 오래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만약 해고되지 않는다면"이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런 EPL 구단들의 노력에 대해 더 선은 "대다수의 팬들은 구단의 노력에 매우 즐거워했다. 한 팬은 '덕분에 웃고 울 수 있었다. 어느 토요일과 다르지 않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라고 설명했다.
한 팬은 "구단과 SNS 직원들의 대단한 노력이다. 리그의 공백기를 위한 최고의 생각이다. 즐거웠다. 다음 경기를 기대하겠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스포츠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그를 채워주기 위한 구단의 노력은 계속됐다. /mcadoo@osen.co.kr
[사진] SNS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