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수 정은원(21)은 수비 중 독특한 습관을 하나 갖고 있다. 지난해 유격수로 뛰며 2루수 정은원과 키스톤 콤비를 이룬 오선진은 “은원이랑 파이팅을 외치며 장난도 치고, 재미있게 한다”며 “은원이는 상대팀 타자의 응원가도 듣고 크게 따라 부를 정도로 여유가 있다. 나도 같이 따라 부르면서 여유를 갖고 경기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 중에도 관중들의 함성과 응원가 소리에 에너지를 얻는 정은원에게 ‘무관중’ 경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되고, 시즌 개막 일정도 연기된 KBO리그는 최악의 경우 무관중 경기 개최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귀국 첫 훈련을 가진 뒤 취재진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며 인터뷰한 정은원은 “무관중 경기를 해보지 않았지만 팬들의 응원가나 함성 소리가 그리울 것 같다. 수비를 할 때도 상대팀 응원가를 들으며 집중한다. 관중들이 없으면 공허하고 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원을 비롯해 한화 선수단 모두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에 임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니 훈련할 때 불편하긴 하다”며 “미국에 있을 때도 코로나19 소식은 들었지만 이렇게 한국 상황이 심각한 줄 몰랐다. 막상 와보니 실감이 난다”고 놀란 기색을 보였다.
정은원은 신인급 선수들과 함께 대전 동구 용전동 이글스맨션 숙소에서 구단 버스로 출퇴근 중이다. 그는 “선수들도 주의하고 있다. 훈련 시간 외에도 (구단 지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사람이 걸리면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어 신중하게 조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혼란한 상황이지만 시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정은원은 “매년 개막 시점이 정해진 상태로 시범경기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다르다.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 되고, 조금 혼란스럽긴 하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만큼 지금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풀타임 주전 2루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올 시즌 기대치도 상승했다. 정은원은 “지난해 초반에는 좋았지만 중후반에 타격 폼도 바뀌면서 좋지 않았다. 캠프에서 코치님과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해 좋은 답변을 받았다”며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 주루까지 전체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하루빨리 시즌이 개막하길 바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