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축구장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팔을 맞댄 감독들, 악수 행사가 생략되어 어리둥절한 선수들, 텅빈 관중석에 홀로 자리를 지킨 팬의 동상까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유럽에 전파되면서 축구장에도 전과 다른 모습들이 보였다. 축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풍경들이 11일(한국시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2019-2020시즌 UCL 16강 2차전 RB라이프치히와 토트넘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진 않았으나 매진 소식과 다르게 중간중간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사진] 트위터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0/03/11/202003111754778039_5e68a7e47ee17.png)
![[사진] 트위터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0/03/11/202003111754778039_5e68a7e93ace5.png)
경기 시작 전 양 팀 감독의 인사법도 이전과 달랐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과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악수가 아니라 서로의 팔을 맞대며 인사를 나눴다. 에스코트 키즈들은 미리 경기장에 입장했고 선수들끼리 악수를 교환하지도 않았다.
선수들끼리 경기 전 악수를 교환하지 않는 것은 매우 어색하다. 보통의 경우 양 팀 선수들과 심판진이 일렬로 도열해 UCL 주제가가 연주된 후 서로 악수를 하며 각자 진영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킥오프 전 악수가 생략됐고 음악이 끝나도 선수들을 어색하게 자리를 지켰다. 발렌시와 아탈란타의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지 않는 것을 뻘쭘해 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어 경기장엔 적막이 흘렀다. 텅빈 관중석엔 발렌시아 팬의 동상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 동상은 발렌시아의 오랜 팬인 비센테 나바로의 것이다.
나바로는 50대에 시력을 잃었음에도 숨을 거두기 전까지 약 30여 년 동안 매경기 메스타야를 찾았다. 나바로가 지난 2019년 사망한 후 발렌시아 구단은 한 경기도 놓지지 않길 바라는 의미로 동상을 제작해 좌석에 설치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