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직에서든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은 현재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모두가 김광현을 향해 극찬을 보내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이미 ‘대스타’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 신분이다. 태평양을 건너 온, 이름을 발음하기도 어려웠던 생소한 동양인 투수였지만 구단 운영 요원 및 관계자들 모두 “KK(김광현의 애칭)”라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4경기 8이닝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인 김광현이다. 5선발 경쟁에서도 앞설 수 있을지 불투명했지만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고 있고 기존 선발 자원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며 선발 진입 장벽이 좀 더 낮아졌다. 지금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김광현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 후보군들 역시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복귀를 노리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3경기 평균차잭점 1.93), 다니엘 폰세 데 레온(4경기 평균자책점 0.69), 존 갠트(3경기 평균자책점 3.12), 오스틴 곰버(3경기 평균자책점 2.25) 등이 호투 행진을 벌이면서 선발진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일단 김광현과 곰버는 세인트루이스가 애타게 찾고 있는 좌완 선발 자원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좌완 투수를 포진시키려고 하는 구단의 생각이다. 김광현이 곰버의 기록보다 앞서있기에 김광현이 팀의 숙원인 좌완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다. 김광현 스스로도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등판이 끝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펜 보직보다는 선발 투수로 나서는 것이 나에게는 좋은 일이다”며 선발 보직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김광현의 선발 진입은 단순히 김광현의 기록 만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좌완 불펜에는 비상이 걸렸다. 앤드류 밀러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증세로 컨디션 난조에 빠져있다. 단 1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브렛 세실 한 명만이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김광현의 불펜 보직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발 자원이라고 확실하게 못박지 않은 이상 김광현도 언제든 불펜행 가능성이 열려있다.
하지만 어느 보직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알아주게 된다.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만큼 선발진으로 재진입도 추후에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해내면 된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들은 이런 김광현의 역량을 파악했다. 선발은 물론 불펜에서라도 제 몫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진의 만능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 세인트루이스 지역 라디오 방송인 ‘101 ESPN 라디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11일 “만약 김광현이 건강하다면 정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밀러가 뛰지 못하게 된다면 김광현의 구위는 불펜에서도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러나 만약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진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면 선발로 두면 된다. 선발과 불펜 어느 쪽이든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하며 김광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