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링 으뜸, 쾌활한 성격…"김광현, 빅리거형 & 선발 경쟁력 증명"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3.11 05: 21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적응력과 경쟁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빅리거라는 점을 증명해내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 스포츠링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범경기 호조를 이어갔다. 
이로써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4경기 8이닝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의 기록. 이제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등판을 약 두 차례 정도 남겨둔 것을 생각하면 조만간 김광현에 대한 보직도 결정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쉴트 감독이 보직을 확실하게 결정을 짓지는 않았지만 김광현은 충분히 선발진 경쟁에서 앞서가면서 모두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soul1014@osen.co.kr

미국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지난 10일 등판을 지켜본 뒤 “4경기 8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KBO의 영웅인 김광현이 왜 지금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 포함되어 있는지 증명을 했다”고 전했다.
적장이었던 미네소타 로코 발델리 감독 역시 “김광현을 보자마자 그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의 배경 등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보는 게 재밌었다. 세인트루이스가 좋은 영입을 한 것 같다”면서 “훌륭한 구위와 자신의 역할에 대한 느낌 등을 잘 겸비한 것 같다. 이 두 가지를 갖췄을 때는 무언가 있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의 기대가 무엇인지, 구단이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지만 그는 빅리거의 모습이었다. 홈플레이트 양 쪽 끝을 활용하고 우타자들에게 커터 성으로 공이 들어간 것 같다. 여러 장점들을 많이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또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1회말 세 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조쉬 도널드슨의 선제 삼진이었다. 동료인 다니엘 폰세 데 레온은 ‘그의 코에서 스윙을 했다’고 묘사했다”고 밝혔다. 하이패스트볼로 만들어 낸 삼진으로 인상을 남긴 것.
그 이유를 이날 김광현의 공을 받은 앤드류 니즈너가 밝혔다.  투수가 던진 공이 최대한 늦게 변해 타자가 구종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능력, 터널링이 출중하다는 것이 이유다. 투수들로 하여금 자신의 공이 어떤 구종인지 최대한 늦게 파악하게 하고 늦게 변화시켜야만 타자와의 승부에서 좀 더 우위를 지닐 수 있다. 
니즈너는 “김광현은 그의 모든 투구가 잘 터널링 된다는 것이다. 손을 떠난 뒤 일찍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 그가 던질 때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며 “평균 이상의 4가지 구종을 갖고 있다. 타자들을 힘들게 한다. 모든 공을 정확하게 로케이션할 수 있고, 볼카운트에 따라 존의 위, 아래 등 모든 곳을 활용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4가지 구종들을 모두 활용하고 이 구종들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능력이 으뜸이라는 의미다. 
김광현도 이날 경기 후 현지 언론을 통해서 “불펜보다는 선발로 뛰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다”고 말하며 선발진 포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김광현의 적응력도 메이저리거로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하나의 이유다. 매체는 “김광현은 투구로 동료들을 열광시키고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쾌활한 성격으로 장애물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한 “통역이 관심있는 선수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는 또 김광현을 클럽하우스 밖으로 밀어내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영어 대화를 시도하게끔 격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 역시 김광현의 적응력에 흡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야구가 글로벌하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야구는 야구다. 그들만의 언어와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김광현은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주피터나 세인트루이스, 한국의 집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야구장은 김광현의 집이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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