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km 피어슨 부러워?" 류현진의 현답 "내가 할 수 있는 것만!"(동영상)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3.10 17: 02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할 것이다.”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3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범경기 첫 승을 달성했다. 
이날 류현진은 힘 들이지 않고 타자와 쉽게 쉽게 승부를 펼쳐나갔다. 이날 전광판에 찍힌 최고 구속은 90마일(약 145km)에 불과했다. 하지만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 등 자신이 갖고 있는 무기를 모두 활용해 정해진 투구 수를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완벽한 투구 내용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결과였다.

2회초 템파베이 타선을 토론토 선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최근 메이저리그는 강속구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투구들의 평균 구속도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토론토에도 최고 167km를 뿌렸고 시범경기에서도 평균 156km의 강속구로 충격에 빠뜨리고 있는 네이트 피어슨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트렌드를 역행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 구속이지만 스트라이크 존 곳곳을 활용하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했고 성공을 이뤘다. 
토론토 구단 담당 기자들도 이러한 류현진의 투구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날 류현진이 전혀 힘 들이지 않고 마운드에서 공을 뿌린 모습을 보자 시범경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의 모습인지 궁금해 했다.
류현진은 이에 “시즌 때와 비슷하게 던졌다. 지금 꾸준히 몸 상태를 올리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현지 언론의 궁금증에 답했다. 자신의 원래 모습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
아울러, 피어슨과의 비교에 대한 질문에도 류현진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관, 그리고 자신에 맞는 투구 방법이 더 중요하다며 '우문을 '현답'으로 답했다. 
현지의 한 기자는 류현진을 향해 “공이 빠른 네이트 피어슨이 부럽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류현진은 “공 빠른 선수(피어슨)는 흥미로운 선수다”면서도 “피어슨이 전혀 부럽지 않다. 본인의 체구에 맞게 투구 스피드가 나오는 것이다. 그건 부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만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면 강속구는 전혀 부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시절부터 류현진은 자신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필요한 순간에 구속을 확 끌어올리는 투구를 펼치며 한국 대표 에이스의 자리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투구에 득도를 한 듯 빠르지 않은 구속과 완벽한 제구력으로, 효율성을 무기로 미국의 힘에 대적했다.
이날 경기 라디오 중계에서도 “류현진은 힘으로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활용할 줄 아는 커맨드를 갖춘 투수다”며 설명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 역시 “류현진은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그의 투구를 보는 것이 즐겁고 실제로 보니 왜 성공을 했는지 알겠더라”고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극찬을 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 류현진은 최근의 트렌드에 편승하지는 않지만 제구력과 완급조절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를 토론토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jhrae@osen.co.kr
토론토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바비 매틱 트레이닝 센터에서 2020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가졌다.류현진과 네이트 피어슨이 수비훈련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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