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 하나 외국인 선수들이 이탈한다면? KBO리그가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KBO리그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시즌 개막도 연기가 유력하다.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KBO 구단들도 매우 난감한 처지에 놓여있다.
예년 같았다면 시범경기를 통해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이지만 올해는 전면 취소됐다. 당장 연습경기를 펼치기도 쉽지 않다. 개막 시기가 늦춰지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어렵다. 구단들의 수입원인 광고권 및 시즌 티켓 판매도 난관에 부딪쳤다.

이처럼 표면적인 문제들이 드러나 있지만 잠재적인 문제가 더 불안하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동요다. 코로나19로 시즌을 중단한 프로농구, 프로배구에선 위험을 느낀 외국인 선수들이 자진 퇴출을 하는 등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해외에서 캠프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은 코로나19가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귀국 시점을 전후로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실제 키움, LG, KT, 삼성, 한화, 등 5개 팀들의 외국인 선수들은 일단 고국으로 돌아갔다. 시즌 개막일이 확정되면 귀국을 약속했다.
한국에 오는 선수들도 가족들은 미국에 두고 혼자 오는 쪽으로 대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선수들의 불안감이 크게 고조된다면 프로농구나 배구처럼 자진 퇴출이 나올 수 가능성도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아직 크게 걱정하는 선수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도 “선수들에게 지금 사태를 정확하게 전달하며 이해시키고 있다.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도 “만에 하나 한 명이라도 이탈한다면 전력에는 큰 공백이다. 어쩌면 시즌이 허무하게 끝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각 구단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와 함께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적 동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시작도 안 한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이탈한다면 리그 전체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선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전력이 약한 팀일수록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