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마샬 살린 '메기 효과', 경쟁자와 함께 경기력도 'UP'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3.09 13: 47

생존에 있어서 메기 한 마리의 존재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주말이었다. 
첼시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26)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앙토니 마샬(25)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최근 치열해진 팀 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선발 자리를 되찾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경쟁을 유발하며 ’메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메기 효과는 노르웨이의 한 어부가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의 생존력을 높이기 수조에 메기를 풀어놓은 데서 유래했다.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이 기존 선수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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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서 끝난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튼과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케파는 지난주 리버풀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해 무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리버풀과 FA컵 경기 이전까지 케파는 첼시에서 자리를 잃는 것처럼 보였다. 거듭된 부진으로 램파드 감독은 케파를 벤치에 앉히고 윌리 카바예로(39)에게 기회를 줬다. 케파는 지난 1월 21일 아스날전(2-2 무) 이후 6경기 동안이나 출전할 수 없었다. 
완벽하게 서브 골키퍼로 밀리는 듯 했던 케파는 절치부심하여 첼시 골문에 복귀했다. 결과는 2경기 연속 클린 시트다. 첼시는 리버풀전에서 8경기 만에 무실점을 기록했고, 에버튼전에도 골을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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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파드 감독은 에버튼전 이후 “케파는 한 동안 제외됐었지만 경쟁력을 보여주며 돌아와 클린 시트를 2회 기록했다”라며 “경기 막판 용기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맨유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경쟁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맨유는 9일 새벽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더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마샬은 선발로 나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마샬에겐 오디온 이갈로(31)라는 경쟁자가 있다. 겨울 이적 시장 전까지 마샬의 최전방 경쟁자는 없었다. 마커스 래시포드(23), 메이슨 그린우드(19)가 있지만 경쟁보다는 공생에 가까운 관계였다.
이갈로가 임대로 합류하면서 맨유 최전방 자리에 진정한 경쟁이 시작됐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갈로는 서서히 자리를 잡으며 유로파리그와 FA컵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그 때문에 맨유 팬들은 마샬이 아닌 이갈로가 맨체스터 더비에 출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솔샤르 감독의 선택은 마샬이었고, 마샬은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마샬은 이갈로가 맨유에 합류한 후 4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4위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맨유의 레전드 로이 킨은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종종 새로운 스트라이커가 오면 그 선수를 칭찬하지만 다른 선수를 자극한다”라며 “마샬은 ‘이 포지션에서 싸워야 할 선수가 생겼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갈로의 동기부여 효과를 언급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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