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까끌거린다고 피하네요.”
윤명준(31・두산)은 스프링캠프 동안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매끈했던 턱과 코밑에는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랐다.
윤명준은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서 시도해봤다. 메이저리그 게릿 콜 선수를 봤는데, 휴스턴에서 뛸 때는 수염이 인상적이었는데,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구단 규정 상 수염을 자르게 되니까 조금 밋밋해 보이더라:라며 "수염도 이미지를 강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길러봤다. 일단 겨울 동안 길러보다가 괜찮으면 계속 기를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윤명준은 "더럽다고 하는 선수도 있는데, 지금 모습이 더 낫다고 한 선수가 많았다. 강해보인다는 이미지도 있다고 해서 당분간은 기를려고 한다"고 웃었다.
이제는 어색함 없이 자리잡은 수염이었지만, 기르는 동안 윤명준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그는 "솔직히 더러운거 같아서 자르고도 싶었는데 참았다"라며 "아내는 괜찮다고 하는데, 딸은 까끌거린다고 스킨십이 많이 줄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다섯살 된 딸과의 스킨십도 가로막는 수염이었지만, 윤명준의 의지는 강했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강한 이미지를 갖고 싶었다. 여러가지 해보는 것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윤명준은 군 제대 후 첫 시즌을 보냈다. 69경기에 나와서 68⅓이닝을 던져 6승 2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의 성적을 남겼다. 팀 내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그였지만, 만족은 없었다. 윤명준은 "1년 내내 좋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아무래도 흔들리면 모두에게 믿음을 주기가 쉽지 않으니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기복을 줄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 우승을 했는데 그게 정말 좋았다. 올 시즌 개인 목표도 있지만, 시즌 동안은 마음 속에 간직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