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왕' 아브라함, 영입 금지가 준 축복...램파드의 유망주 살리기 대성공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3.06 14: 01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고 우울해하는 첼시 팬이 있는가? 오히려 박수를 치며 환호해야 할 것이다. 
타미 아브라함(23, 첼시)이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캠던 라운드하우스에서 열린 제 6회 영국 런던풋볼어워즈서 올해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상을 수상했다. 아브라함은 손흥민(28, 토트넘), 게리 케이힐(35, 크리스탈 팰리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31, 아스날), 조르지뉴(29, 첼시) 등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아브라함은 올해의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하며 시상식 최초로 최우수선수상과 영플레이어상을 동시에 받는 선수가 됐다. 시상식 수상자를 선정하는 투표에 참여한 제임스 올리는 아브라함을 수상에 대해 “첼시의 이적 시장 징계가 득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브라함이 런던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된 데에는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의 공이 크다. 램파드 감독은 이번 시즌 첼시의 감독으로 부임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의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EPL에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첼시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이적 시장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 때문에 임대에서 완전 영입한 마테오 코바시치(26), 겨울에 미리 영입한 크리스티안 풀리시치(22), 임대 복귀 선수들을 제외하면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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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첼시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에당 아자르(28)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과제가 있었다. 그 때문에 공격진에 새로운 선수 영입이 절실했지만 공격진에 신입 선수는 풀리시치 뿐이었다. 
램파드 감독은 이 문제를 유스 출신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아스톤 빌라에서 26골을 터뜨리며 승격을 이끈 후 첼시에 복귀한 아브라함이 램파드 감독 유스 육성 전략의 핵심이었다. 
아브라함은 램파드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며 이번 시즌 총 1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함께 중용받던 메이슨 마운트(21)가 기복이 심하지만 아브라함은 첼시의 확실한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램파드 감독의 유망주 기용은 최전방 뿐만 아니라 전 포지션에 걸쳐 효과를 보고 있다. 2선 공격에 마운트와 풀리시치, 수비진에 피카요 토모리(22), 리스 제임스(21) 등이 꾸준한 기회를 받으면서도 첼시의 4위(승점 45)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들 모두 20세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지난 리버풀과 FA컵 경기에선 빌리 길모어(19)에게 중원을 맡기며 후반기 반전의 카드를 찾아냈다. 길모어는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파비뉴(27, 리버풀)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조르지뉴가 경고 누적 징계, 은골로 캉테(29)가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에서 순위 경쟁에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첼시 팬들은 겨울 이적 시장 FIFA의 징계가 풀렸음에도 새로운 선수 영입이 없던 것에 불만을 느꼈다. 하킴 지예흐(27)를 아약스에서 합리적인 이적료에 영입하긴 했지만 즉각 전력에 보탬이 되지는 못한다. 팬들은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후반기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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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어도 램파드 감독은 유망주를 적극 기용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 것이다. 루벤 로프터스-치크(24), 칼럼 허드슨-오도이(20) 등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영건들이 첼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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