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위해 팬과 맞선 다이어...대다수 英 팬들, "잘못 없다. 존경스러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3.06 05: 35

"프로 선수도 로봇이 아닌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던 행동"
영국 '더 선'은 6일(한국시간) "대다수의 팬들은 동생을 위해 팬과 맞선 에릭 다이어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의 소속팀 토트넘은 지난 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9-2020 FA컵 16강전’에서 노리치 시티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해 탈락했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다이어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승부차기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토트넘 팀내에서 제일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의 이탈 이후 4연패에 빠진 토트넘 팬들은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그러던 중 다이어는 토트넘 팬들이 있는 경기장 서쪽 스탠드를 찾아가서 난입하며 관중과 맞서 화제를 모았다.
당초 다이어는 팬이 자신의 동료 제드송 페르난데스를 향한 야유때문에 난입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팬이 관중석에 있던 자신의 동생을 위협했기 때문에 흥분했던 것이 확인됐다.
더 선은 "한 토트넘 팬은 경기가 끝나자 다이어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근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다이어의 동생 패트릭은 그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팬이 자신의 동생을 위협한 모습을 본 다이어가 격분해 관중석에 난입한 것이다. 더 선은 "어떤 발언이나 행동이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팬 역시 토트넘 팬인지 확실하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다이어는 그 팬을 향해 찾아가며 '그는 내 동생이야, 내 동생이라고'라고 소리를 쳤다. 토트넘 구단은 다이어에게 어떠한 징계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 역시 다이어의 행동에 대해 "프로답지 못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인간으로 가족이 위협받는다면 보일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다이어의 관중석 난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다이어는 장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움직임과 달리 대다수의 축구 팬들은 어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나선 다이어의 행동이 정당하다며 지지 의사를 표했다.
더 선이 실행한 설문 조사에서 참여한 5000명 이상의 사람 중 다이어의 행동이 정당화다고 말한 인원은 무려 62.3%에 육박했다.
남은 사람 중에서도 다이어의 행동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사람은 19.5%였다. 나머지 18.2% 사람들은 팬이 다이어의 동생에게 어떤 말을 했냐에 따라 다르다는 반응이었다.
더 선은 "다이어는 관중석 난입에 대해 처벌을 받을 확률이 높다. 벌금이나 출장 정지 확률이 높다. 그러나 FA는 그의 가족을 둘러싼 상황과 팬들의 지지를 고려해 관대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SNS에서서도 다이어의 행동이 '존경스럽다'며 지지가 이어졌다. 한 팬은 "다이어는 프로 선수도 로봇이 아닌 사람이란 것을 증명했다. 그에겐 동생을 위한 당연한 행동이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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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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