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방문을 두드린 사나이, SK 김정빈의 간절함!! [오!쎈 애리조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3.04 05: 26

 “지금까지 야구 하면서 처음으로 감독님 방문을 두드렸어요.”
SK 좌완 투수 김정빈(26)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제구력 엉망이었던 그는 이제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질 수 있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빛을 밝혀주고 있다. 
2015년 입단한 김정빈은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지난해 11월 호주 마무리캠프를 거쳐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1군 기록은 2017시즌 단 2경기에 등판해 3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9.00이 전부다. 지난해 상무에서 11경기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고 제대했다.  

SK 김정빈이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진행중인 SK의 2차 캠프에서 만난 김정빈은 자신에 대해 “제가 원래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의 제구였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최상덕 코치님과 폼 교정을 하고, 멘탈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12월~1월 비시즌에 계속 준비를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2월 플로리다 1차 캠프 시작부터 그는 매일 하루를 정리하며 자신이 훈련한 내용을 일지로 쓰고 있다. 그는 “매일 쓰면서 훈련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했다’라고 나 자신에게 되묻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상덕 투수코치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최상덕 코치님과 메카닉 부분에서 교정을 해서 제구가 좋아진 것 같다. 직구 스피드는 149km까지 나온다. 원래 공은 빨랐다. 제구가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이제 경기 운용이 되고, 타자와 싸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NC, KT와 연습경기에서 1이닝씩 던지고 있는데,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정빈은 최근 투산 캠프에서 큰 용기를 냈다. 염경엽 감독은 “김정빈이 내 방에 찾아와 면담을 요청하더라”고 기특하다며 웃었다. 
김정빈에게 자초지정을 물었다. 그는 “감독님 방에 찾아갔다. 용기를 많이 냈다. 어릴 때 부터 야구하면서 감독님 방을 찾아간 것은 처음이다. 코치님 방에 가서 찾아가서 이야기한 것은 호주에서 최상덕 코치님이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에게 자신의 간절함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준비를 이렇게 했고, 군대에서부터 정말 야구를 잘하고 싶었다고, 이만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며 저한테도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며 “감독님께서 내가 부족한 것 등 조언을 말씀해주셨다. 또 한번 느끼고, 내 방에 돌아가자마자 감독님 이야기를 전부 다 적어놓고,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대를 갔다오면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졌고, 야구를 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는 “군대에서 먼저 몸을 키워야겠다고 실천했다. 73kg였는데, 제대하고 지금은 90-87kg 왔다갔다 한다. 군대에서 18kg 쪄서 나왔다”며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 토할 정도로 먹었다. 고통스러운 정도로 많이 먹었다.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체중을 불린 다음에 기술이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정빈은 “이전에는 야구 잘해야지 하는 마음만 있고, 필요한 준비를 안 한 거 같다. 기술적으로 제구가 좋아진 것이고,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며 “과거 2군에서 함께 했던 종훈이형, 태훈이형이 잘 돼 있다.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올 시즌 1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목표는 크다. 나중에 잘하고 나서 얘기하고 싶다. 일단은 감독님이 ‘정빈이 나가라’는 기회를 받을 때 마다 최선을 다해 막고 싶다. 이닝을 잘 막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요한 이닝을 맡는 역할이 오게끔 기회를 찾아서 살리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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