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형 같은 존재다.”(라울 알칸타라), “기다렸던 동생이 왔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올해로 KBO리그 2년 차를 맞이한 페르난데스(32)는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싱글벙글 미소를 짓고 있다. 특유의 밝은 성격도 있었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동료 한 명이 두산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페르난데스는 외국인 선수로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 함께 있었다. 모두 미국인으로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쿠바 출신 페르난데스가 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팀 내에서 스페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통역이 전부였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지난해 KT 위즈에서 두 자릿수 승리(11승)을 거둔 알칸타라(28)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알칸타라 역시 스페인어를 주로 구사한다. 페르난데스에게는 그동안 갈증을 느꼈던 ‘소통 욕구’를 풀게 해줄 수 있는 존재다.
페르난데스와 알칸타라는 훈련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붙어다니며 장난을 치고 이야기를 나눈다. 알칸타라가 인터뷰를 하면 페르난데스가 다가와 내용을 엿들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반면 페르난데스가 인터뷰를 할 때면 알칸타라가 다가와 한 마디 하며 복수(?)를 하기도 한다.
페르난데스는 “기다렸던 동생이 온 기분”이라며 “많은 동료들이 나에게 잘해주고 있지만, 스페인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 늘어난 것은 또 느낌이 다르다”라며 “알칸타라도 지난해 KBO리그에서 뛰었던 만큼 잘 알겠지만, 두산이라는 새로운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우정을 과시했다. 아울러 페르난데스는 “서로 돕는다면 올해 팀 목표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동반 활약을 기대했다.
알칸타라 역시 페르난데스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알칸타라는 “페르난데스는 형 같은 존재”라며 “어딜가나 함께 다니고 잘 챙겨준다"고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