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 5월 이후에 개막한다는 생각도 해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국내에 확산되면서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역대 처음으로 취소했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과 시즌 운영에 대해서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KBO는 3일 실행위원회(단장 모임)를 열어 코로나19 예방 대책 등 KBO리그 운영에 대해 논의한다. 스프링캠프지에 나와 있는 단장들이 많아, 10개팀 단장 중 일부는 참석하지 못한다.

김태룡 두산 단장(일본 미야자키), 조계현 KIA 단장(미국 플로리다), 정민철 한화 단장(미국 애리조나), 성민규 롯데 단장(호주 애들레이드)은 캠프에서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하는 단장은 유무선으로 의견을 전달한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지에 있던 손차훈 SK 단장과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둘러보던 차명석 LG 단장은 연습경기 등을 지켜보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실행위 참석을 위해 귀국한다. 손 단장은 “선수들 기량을 보려고 했는데 2경기 밖에 못 보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김종문 NC 단장과 이숭용 KT 단장은 2월말에 미국 애리조나 캠프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키움 김치현 단장도 대만 캠프를 다녀와 참석한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국에 남아 있다.
시범경기를 취소한 KBO는 개막 연기 수순이다. 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3736명이다. 최근 4일 동안 확진자는 505명-571명-813명-586명이 늘어났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확진자는 3260명이다.
애리조나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는 야구인은 “이런 추세라면 1만명까지 넘어갈 것이다.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인원이 3만명 이상이다. 검사를 받는 숫자가 줄어들어야 확진자도 감소 추세가 될 것인데, 계속 늘어날 것이다”고 걱정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는 3월 20일쯤 정점에 이를 것이며 감염자 수는 1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구단 관계자들은 3월 28일 예정된 프로야구 개막전은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프로축구는 개막을 연기했다. 남자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의 자진 퇴출, KCC 선수단이 투숙한 호텔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지난 1일부터 정규시즌이 중단됐다. 여자프로농구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리그 중단을 논의할 계획이다. 프로배구는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5월에 개막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림픽이 열리지 않더라도 144경기는 불가능하다. 경기수를 126경기, 108경기까지 줄이는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3월~4월에 잠잠해지더라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특정 팀에서 선수 한 명 혹은 구단 관계자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오면 그 팀은 전체가 격리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경기 일정은 엉망이 되고, 리그 전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
염경엽 SK 감독은 “귀국하면 연습경기도 하지 않고, 팀 자체 훈련만 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상황에서 다른 팀과 모이는 것도 절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캠프를 연장해 보려고 수소문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들어가도 문제, 남아도 문제다. 나라 전체가 비상시국이라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 쉬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