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왕’ 페르난데스의 반성 “장타 부족, 심리적 위축됐다” [오!쎈 미야자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03.01 05: 23

"힘이 문제가 아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은 지난 시즌 성공적인 KBO리그 첫 해를 보냈다. 197개의 안타를 생산해내며 최다 안타 1위를 달성했다.
재계약은 당연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총액 9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다시 두산의 일원으로 뛰게 된 페르난데스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며 다시 '안타 제조기'의 모습을 준비했다.

두산 페르난데스가 러닝훈련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페르난데스는 시즌 준비 상황에 대해 "작년과 별다른 거 없이 오버하지 않고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시즌 준비를 했다. 처음에 캠프에 합류했을 때 몸무게가 많이 나와서 살을 빼고 있는 단계지만, 작년과 똑같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다안타왕'으로서 시즌을 맞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부담은 없다. 다만 책임감은 있다. 작년에 내가 어떤 선수인지 증명했으니 똑같이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보낸 만큼, 상대의 분석도 철저해질 전망이다. 1년 차보다는 더욱 어려운 2년 차를 보낼 예정이지만, 페르난데스는 "비시즌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좋은 공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원하는 구종이나 홈플레이트 안에 공이 오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두산과 페르난데스가 계약을 맺은 90만 달러 중 옵션은 절반인 45만 달러다. '안타왕'에게 다소 박할 수 있다는 계약 내용이지만, 페르난데스는 "자신있다. 다만, 내가 자신있다고 모든 옵션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노력으로 보여야 한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 페르난데스가 훈련을 마치고 그라운드 나가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지난해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던 장타에 대한 준비도 들어갔다. 지난해 페르난데스가 날린 홈런은 15개. 오재일(21개)에 이은 팀 내 2위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장타력에는 다소 아쉬운 숫자이기도 하다. 페르난데스 역시 올 시즌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페르난데스는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지난해 시즌이 끝났을 때 잘못한 부분과 잘한 부분을 체크했다"라며 "힘이 문제가 아니다. 20홈런을 칠 수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 육체적, 심리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있다. 시즌 중에도 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팀과 나 모두 도움이 되는 기록이 나올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 페르난데스에게는 반가운 친구가 하나 생겼다. 바로 지난해 KT 위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다. 쿠바 출신인 페르난데스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알칸타라는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지난해 홀로 스페인어를 썼던 페르난데스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 셈이다. 페르난데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난 것은 경기장 안팎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서로 도우면 올해 목표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한국어 실력도 좀 더 늘었다. 페르난데스는 할 수 있는 한국어에 대해 "알면서"라고 이야기하며 "영어보다 한국어가 편한 것 같다. 통역과 최주환이 많이 알려줬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좀 더 익숙한 1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페르난데스는 "일단 건강하게 시즌을 맞이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시즌이 시작되면 매일 매일 100% 열심히 하겠다. 그러다보면 안타나 홈런이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2020년 시즌을 기대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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