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려 사인한 빅리거, 차원이 다른 MLB 팬서비스 문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3.01 17: 08

프로 스포츠 존재의 이유는 팬이다. 스타 선수들의 고액 연봉도 팬들의 관심과 주머니에서 나온다. 팬 없는 스포츠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군림 중인 프로야구에선 팬서비스 논란이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온다. 어린이 팬마저 무시하는 선수들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팬들의 행동도 도마 위에 오른다. 

훈련 마친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는 팬서비스 문화가 성숙하게 자리 잡았다. 선수들은 팬을 외면하는 법이 없고, 팬들도 예의를 갖추며 질서를 지킨다. 15개 팀들이 모여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스프링캠프 곳곳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종료 후 김광현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토론토 블루제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스프링캠프지에서 팬들은 경기 전후로 사인을 받는다. 경기 전에는 내야와 외야의 지정 구역에서 사인을 요청한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팬들이 이름을 부르면 웬만해선 사인을 다해준다. 
퇴근길도 마찬가지. 선수들이 출퇴근시 이용하는 주차장 바깥에서 팬들이 기다린다. 선수 차량이 나올 때 주차장 안전 요원의 통제에 따라 팬들이 줄을 서서 질서를 철저히 지킨다. 선수들은 잠시 차를 정차한 채로 운전석에서 사인을 하거나 사진을 찍어준다. 
아예 차를 멈추고 내린 선수도 있었다. 지난달 18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캠프에선 빅리그 3년차 외야수 빌리 맥키니가 퇴근길에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운 뒤 내려서 팬들에 다가갔다. 사인부터 사진까지 10분가량 아낌없이 팬서비스를 한 뒤에야 퇴근했다. 
류현진의 동료 외야수 빌리 매키니가 차에서 내려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메이저리그 수준이다. 야구공부터 유니폼, 야구 카드, 사진 그리고 각종 상품을 정성스레 준비해와 사인을 받는다.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인 박효준도 지난달 26일 토론토와 시범경기를 위해 찾은 TD 볼파크에서 자신의 야구 카드를 가져온 팬에게 기분 좋게 사인했다. 마이너리그 선수에게 사인을 받을 때도 세심하게 준비한다. 선수도 외면할 수 없는 매너와 정성이다.
메이저리그를 처음 경험하고 있는 김광현은 “미국에 오니 팬들과 더 친숙해졌다. 선수들과 팬들의 커뮤니케이션이 메이저리그의 인기 비결인 것 같다. 확실히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도 팬들과 선수들이 가까워지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소속인 박효준이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토론토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바비 매틱 트레이닝 센터에서 2020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가졌다.한 토론토 팬이 류현진의 사인을 취재진을 향해 보여주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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