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38・두산)가 '포수 왕국' 두산 베어스의 경쟁에 더욱 불을 지폈다.
정상호(38・두산)는 26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과 연습경기에서 4회말 대수비로 출장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와 계약이 불발된 정상호에게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정상호가 가진 경험을 높게 샀다. 젊은 포수는 물론 투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26/202002261652773360_5e56d7cb513c7.jpeg)
정상호의 첫 실전은 강렬했다. 4회말 대수비로 나온 그는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어 일본 투수 하타카 세이쇼의 143km 몸쪽 직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두산은 2-0 승리를 거뒀고, 정상호의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타석에서 존재감을 뽐냈지만, 김태형 감독이 주목 부분은 따로 있었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과 무실점으로 경기를 풀어간 장면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김태형 감독은 "홈런보다는 투수와의 호흡이 좋았다. 앞으로 어린 투수의 궤적 등을 알려주면서 많은 조언을 해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포수 경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리드'를 들었다. 지난해 두산은 박세혁이 주전 포수로 있고, 이흥련, 장승현이 뒤를 받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입 포수 장규빈이 가세했다. 여기에 2군에도 호시탐탐 1군 도약을 노리고 있는 포수 자원도 많다.
김태형 감독은 "리드는 단순히 볼배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투수가 어떤 공을 잘 던지고, 어떤 공에 자신있어 하는지를 알고 강점을 앞세워 타자와 상대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타자가 못 치는 공에 대해서 알고 있어도 투수가 못 던지면 소용없다. 투수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자신있어는 구질이나 공, 코스 등을 잘 알고 이를 이용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호도 김태형 감독과 뜻을 함께 했다. 정상호는 "홈런은 의미가 없다. 내가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 찾고 있다. 팀에서 좋은 쪽으로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데 신경 썼는데 첫 실전 치고는 좋았다.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투수와 호흡을 맞춘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마다 장점, 주무기가 모두 다르다. 장점을 살리는 패턴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두산에는 충분히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있다. 기회가 적기 때문에 보여줄 시간이 적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나가면 자신감을 얻어 좋은 공을 던지게 되고 주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상호는 "올 시즌 내 역할은 (박)세혁이 뒤를 받쳐주는 것이다. 세혁이가 물어보는 것이 있다면 도와주려고 한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