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윤성빈-한동희에게 필요한 능동적 피드백과 기다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25 13: 01

이제는 주위의 시선과 목소리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스스로 발전하고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롯데의 투타 최고 유망주 윤성빈과 한동희에게 해당이 되는 얘기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에게 능동적인 자기계발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선수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지론을 역설하면서 선수들의 마인드를 바꿔놓고 있다. 팀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뛰어달라는 요구다. 즉, 주위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눈치보지 않고 자신감있는 야구를 펼쳤으면 한다.
롯데는 그 어느 팀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 구단이다. 뜨거운 관심의 반대급부는 여론에 취약하다는 점. 롯데는 여론에 휘둘렸다. 선수는 물론, 구단 전체가 그랬다. 잦은 감독 교체도 이 때문이었다. 환경이 변하면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없었고 폭이 너무 컸다. 

[사진] 윤성빈-한동희 /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 DB

다양한 지도자들의 좋은 점만 스펀지같이 흡수한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주위의 많은 목소리에 선수들의 혼란은 극심해졌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유망주 선수들의 성장에 독과 같은 환경이었다. 기다려야 할 시간도 모자른 상황에서 환경의 변화가 잦아지면서 선수들도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혼란은 선수 혼자 감내해야 했고, 더욱 위축되고 수동적으로 변했다. 
허문회 감독은 롯데 선수단, 특히 젊은 선수들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환경적 변화의 영향을 무시하지 않았다. 재능들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왜 안됐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다. 허 감독은 “너무 주입식 교육들이 많았다. 선수들이 눈치를 보게 되고 수동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투타 최고 유망주의 칭호를 받았지만 동기생들보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윤성빈과 한동희에게 더더욱 해당이 되는 얘기였다. 
입단 첫 해 어깨 통증 관리로 쉬었던 윤성빈은 이듬해인 2018년 초반 선발로 기회를 받았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면서 18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6.39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역시 5선발 후보로 평가받았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결국 1경기에만 나서는데 그쳤고 시즌 중반 일본 지바롯데 연수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윤성빈을 향한 많은 손길이 성장을 정체시켰다는 시선도 일각에서는 있다. 
한동희도 2018년 데뷔시즌부터 기회를 줄곧 받았다. 이따금씩 대형 내야수의 재목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성장 과정에서 나온 실수, 그에 따른 관심 등이 한동희의 마인드를 수동적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허문회 감독의 젊은 선수들을 향한 평가는 한동희의 기준에 들어맞기도 한다. 더 이상 퓨처스리그에서 증명할 것은 없다는 평가지만, 1군에서 자신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이를 기다릴 시간은 부족했다. 
일단 허문회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피드백을 해야한다.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고민을 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창의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잡아주려고 한다. 그 결과로 자신있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역시 허 감독의 철학에 동화되어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고 스스로 찾아서 하는 모습에 허 감독도 흐뭇하다. 윤성빈은 다시 한 번 구단의 지원 아래 방향성을 잡았다. ‘드라이브 라인’ 트레이닝 센터에서 최적화 된 폼을 찾았다. 허문회 감독과 노병오 투수코치, 그리고 윤성빈과 동행한 이용훈 코치 모두 데이터에 근거한 변화를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지도자들이다. 
윤성빈과 한동희의 성장은 당장의 성적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의 재목이다. 이들의 성장은 구단 입장에서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선수 스스로가 하는 피드백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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