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셀토스’가 보여준 긍정적 혁신의 일파만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2.18 08: 53

 #1. 우리나라에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라는 단체가 있다. 자동차 분야에만 수년에서 수십 년간 출입해온 차 전문기자들이 만든 협회다. 이 협회는 해마다 ‘올해의 차’를 뽑는데, 세부 시상항목인 ‘2020 올해의 SUV’에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뽑혔다.
그런데 이 부문 결선에서 경쟁한 차들의 면면이 놀랍다. BMW의 ‘뉴 X7’과 람보르기니의 ‘우루스’가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까지 다퉜다. 차의 성능만 놓고 보면 상대가 안 되는 경쟁이었다. 누가 봐도 우루스나 X7이 우위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전문기자들은 셀토스를 선택했다. 람보르기니가 수억 원이 넘는 우루스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기아차가 2,000만 원대 셀토스를 만들어 낸 것이 더 혁신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2. 최근 기아자동차는 3월에 출시될 4세대 신형 ‘쏘렌토’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셀토스를 연상했다. 혹자는 셀토스를 키워 놓은 듯하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경우를 보자. 기아차의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는 디자인에서 공통된 언어를 갖고 있다. 3세대 K5는 디자인 완성도를 인정받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0 올해의 차’라는 최고 영예도 얻었다. K시리즈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디자인 헤리티지를 쌓았고, 그 노력의 결과로 상을 받았다.

기아차의 SUV 라인업에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셀토스에서 시작한 디자인 혁신이 쏘렌토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쏘렌토의 외관 사진을 공개하면서 “SUV의 전통적인 디자인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SUV 디자인의 고정 틀을 깬 시도는 이미 셀토스에서 시작됐다. 김동인은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에는 시쳇말로 ‘웃픈’ 남자 M이 등장한다. 생식 기능을 잃어 자기 핏줄일 리가 없는데도 갓 태어난 아들을 두고 “나랑 발가락이 닮았다”고 우긴다. 엠블럼 빼고 나면 브랜드 정체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 더 창의적일까?
#3.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의 선택이다. 셀토스는 작년 7월 출시 이후 바로 그 다음달부터 6개월째 소형 SUV 부문에서 판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이후 누계 3만 5,509대를 팔아 월 평균 5,000대 이상의 판매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소형 SUV 최초 월 6,000대 이상 판매 달성의 진기록도 갖고 있다. 해외에서의 활약도 놀랍다. 전략적으로 진출한 인도시장에서 사전계약 35일 만에 3만 2,000여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 11월에는 인도내 SUV 판매 1위도 달성했다.
여기 제시된 ‘세 장면’의 이야기는 하나의 결말로 모아진다.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평단의 3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셀토스를 평가해 ‘혁신’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도출해냈다. SUV의 고정관념을 깬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성, 작아도 꽉 찬 안전 및 편의사양이 셀토스의 가치를 치켜세웠다.
1.6 가솔린 터보의 엔진은 정숙하면서도 힘이 넘친다. 고도화된 능동 안전기술인 LFA(차로유지보조), FCA(전방충돌보조), DAW(운전자 주의경고)가 전 트림 기본 적용됐고, SCC(정차-재출발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HAD(고속도로 주행보조), RCCA(후방 교차충돌방지), BCA(후측방 충돌방지보조), SEA(안전하차보조) 등 첨단 안전장치들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첨단 편의장치들은 다 열거하기도 벅차다. 498ℓ의 트렁크 용량은 소형 SUV의 공간성 한계도 극복하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의 출현은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꾸러미로 몰고 온다. 똘똘한 경쟁차종을 불러내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힌다. 부품수급 문제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기는 하지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경쟁차종으로 대놓고 셀토스를 지목했다. 셀토스는 이미 당 세그먼트의 벤치마크가 됐다. 셀토스의 영향으로 소형 SUV 세그먼트는 더욱 확장되겠지만 향후 나올 경쟁차종은 셀토스를 넘지 않으면 소비자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워진다. 혁신의 긍정적인 일파만파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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