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타격도 가능하지?" 토론토 감독의 농반진반 [오!쎈 플로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2.14 17: 17

“우리에게 에이스가 생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새 에이스 류현진(33)의 등장에 찰리 몬토요 감독도 반색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투수, 포수조 공식 훈련 첫 날인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난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이야기하며 수차례 ‘흥분(Excited)’이란 단어를 썼다. 

토론토 몬토요 감독과 류현진이 이야기를 나누며 훈련장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몬토요 감독은 “우리가 류현진을 잡았을 때 난 정말 흥분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우리에게 에이스가 생겼다. 류현진은 에이스다. 그가 나올 때마다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67승95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친 토론토는 10승 투수가 전무했다. 트렌트 쏜튼이 팀 내 최다 154⅓이닝을 던졌지만 6승9패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마커스 스트로먼이 평균자책점 2.96으로 활약했지만, 7월말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토론토가 한 시즌 동안 선발로 기용한 투수만 해도 무려 21명에 달했다. 
부임 첫 해 에이스 없이 힘겨운 시즌을 치른 몬토요 감독에게 지난겨울 류현진이란 선물이 전해졌다. 얼마나 기뻤으면 몬토요 감독은 지난 연말 류현진의 토론토 입단식 때도 중남미에서 손으로 쓰는 드럼용 악기 ‘봉고’를 직접 연주하며 진심으로 환영했다. 
이날 류현진을 보기 위해 찾은 40여명의 한국 취재진에 놀란 기색을 보였던 몬토요 감독은 “마쓰이 히데키를 보러 온 일본 취재진이 이후 가장 많은 것 같다”고 떠올렸다. 지난 2012년 일본인 거포 마쓰이가 탬파베이 레이스 트리플A에서 잠깐 뛸 때 몬토요 감독이 사령탑이었다. 
류현진과는 농담도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 몬토요 감독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로 옮기며 ‘타자’ 류현진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 류현진에게 “타자로 나올 수 있냐”고 물었다는 몬토요 감독은 “LA 다저스 시절 배트 플립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류현진에게 타격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꺼냈다.
‘타자’ 류현진은 빅리그 6시즌 통산 213타수 38안타 타율 1할7푼7리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베이브 류’ 수식어를 증명했다. 그의 타격 솜씨는 빅리그에서 꽤 유명하다. 통산 378홈런 거포 출신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최근 “류현진이 이제 타석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을 섭섭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타격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에선 타격 훈련을 빼먹지 않고 한 류현진이지만 토론토 캠프 첫 날은 불펜 피칭과 수비 훈련에만 집중했다. 류현진은 인터뷰 막판 이와 관련한 물음에 “타격을 왜 하나요?”라고 웃으며 되물은 뒤 “이제 방망이는 내려놓겠다. 캠프에 방망이도 안 들고 왔다. 공만 잘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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