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선발투수라고 생각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C-마트’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가 선발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존 모젤리악 사장, 마이크 쉴트 감독도 마르티네스의 선발 전향을 긍정적으로 본다. 5선발 경쟁을 앞두고 있는 김광현(32)에겐 긍정적이지 않은 소식이다.
세인트루이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투수 및 포수조 첫 공식 훈련에 돌입했다. 대규모의 한국 취재진 시선은 김광현에게 집중됐지만 미국 현지 취재진은 마르티네스의 선발 복귀 여부에 관심을 나타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마르티네스는 지난 2015~2017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였다.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되며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2018년 어깨 부상 이후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야 했다.
지난해에는 6월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조던 힉스를 대신해 마무리를 맡았다. 48경기에서 4승2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3.17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불펜보다 선발을 원하고 있고,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을 통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취재진을 상대로 마르티네스는 “난 언제나 선발투수라고 생각한다. 15파운드(약 7kg)을 빼면서 몸 상태도 강해졌다. 공을 던진 다음 날에도 피곤하지 않다”며 선발 복귀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모젤리악 사장도 “마르티네스는 선발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게 선발 기회를 줄 것이다”고 밝혔다. 쉴트 감독도 “작년 이맘 때와 달리 지금은 선발로서 경쟁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기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애덤 웨인라이트까지 1~4선발은 확정적이다. 5선발 한 자리를 두고 마르티네스, 김광현, 알렉스 레이예스, 오스틴 곰버, 호세 폰세데리온 등이 경쟁하는 구도. 검증된 마르티네스가 선발로 복귀한다면 김광현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높다.
모젤리악 사장은 “시즌 전까지 앞으로 40일 동안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된다. 마무리와 선발 로테이션을 정해야 한다”며 “김광현의 보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팀 상황을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겨놓았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매우 팀 지향적이란 점이 고맙다. 선발 기회도 원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며 불펜 등판을 각오한 김광현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에 달러한 계약한 김광현의 몸값은 불펜보다 선발에 가깝다. 하지만 마르티네스가 선발 복귀를 원하면서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23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김광현이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해야 마르티네스를 제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