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혐의로 출전 정지 징계가 예상되는 델레 알리(토트넘)가 아스턴 빌라-첼시전까지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지난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델레 알리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라면서 "그의 징계는 아스톤 빌라-첼시와 리그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알리는 지난 9일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차림으로 동양인을 몰래 찍으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다. 그가 나를 따라잡으려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스냅챗에 올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12/202002120316770686_5e430001d751a.jpg)
이 과정에서 알리는 일반인 남성을 무단으로 도찰했을 뿐만 아니라 동양인과 코로나 바이러스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발언이 확산되자 알리는 10일 자신의 중국 '웨이보'를 통해 "어떤 의도도 없었다. 마음이 상한 팬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리의 사과와 무관하게 FA의 강한 처벌이 예상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알리는 벌금과 출전 정지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 FA는 시즌 내내 인종 차별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FA는 팀 동료 벤자민 멘디와 장난 섞인 SNS를 주고 받던 베르나르도 실바(이상 맨체스터 시티)에게도 1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5만 파운드(약 7500만 원)의 벌금을 부여했다.
발언의 강도와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알리의 경우 실바에 비해 더 무거운 징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리그서 4위 첼시(승점 41점) 추격에 나서고 있는 토트넘(승점 37점)에게는 큰 부담이다.
토트넘은 향후 리그 일정은 아스톤 빌라(16일)-첼시(22일)이다. 특히 4위 경쟁팀 첼시와 원정 맞대결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한다. 팀의 주축 선수인 알리의 존재가 절실한 순간이다.
FA의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일단 알리는 아스톤 빌라-첼시 2연전에 출전할 수 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FA는 알리의 인종 차별에 대해 조사하면서 그에게 수사 요청서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리는 요청서에 3일 내로 답해야 한다. 이후 FA는 3일 동안 그의 답번을 검토해서 기소 유무를 정한다. 만약 기소되면 10일 동안 처벌 수위를 정하는 FA 상벌 위원회가 열린다"라고 덧붙였다.

절차를 따르면 알리의 처벌은 아무리 빨라도 2월 말이 되어서야 결정되게 된다. 자연스럽게 아스톤 빌라-첼시와 2연전은 모두 나설 수 있게 된다.
FA의 처벌과 별개로 알리의 미성숙한 행동은 많은 비판을 샀다. 토트넘 자체가 유대인 팬들이 많은 구단일 뿐만 아니라 팀 동료 손흥민 역시 최근 인종 차별로 피해를 당한 바 있다.
축구계 반인종차별 단체 '킥잇아웃'은 "알리의 사과는 다행이나 SNS 활동에 주의해야 한다. 스타 선수의 발언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인종 차별적인 발언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FA의 규정에 SNS 활동에 대한 제약은 없다. 하지만 알리의 발언이 '인종 차별' 발언으로 여겨진다면 출전 징계와 벌금, 교육 이수 등을 동반할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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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데는 실바 SNS. 아래는 논란의 알리 스냅챗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