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쓰고도 위기' 헤르타, 클린스만 10주 만에 사퇴..."믿음 필요했다"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2.12 06: 02

헤르타 베를린의 돌풍을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가 벌써 깨지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10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클린스만 헤르타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감독직 사임 소식을 전했다. 클린스만은 “감독으로서 구단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의 믿음이 필요하다”라며 팀 내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에 따르면 헤르타 구단과 클린스만 사이에 사임에 대한 교감이 없었다. 미하엘 프리츠 헤르차 총괄 매니저는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 이번 겨울 선수 영입에서 협력하여 좋은 성과를 낸 후였기에 어떠한 조짐도 없었다”라며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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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 측의 입장과는 달리 구단과 감독 사이는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의 사임 이유는 성적이 아닌 팀 내에서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본적으로 단결, 결속, 집중은 강등권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라며 “그게 충종되지 않으면 감독으로서 내 잠재력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해 11월 27일 부임 후 치른 9경기에서 헤르타는 3승 3무 3패의 성적을 거뒀다.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이전까지 4연패 수렁에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분위기를 바꾼 것이다. 또한 강등권에 있던 팀 순위도 14위까지 끌어올렸다.
헤르타의 팬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헤르타는 막대한 투자를 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19-2020시즌 겨울 가장 많은 이적료를 사용한 구단은 헤르타 베를린이다. 총 7800만 유로(약 1023억 원)을 지출했다. 
헤르타는 크르지초프 피옹텍을 2700만 유로(약 350억 원), 뤼카 투사르를 2500만 유로(약 323억 원)에 영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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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팬들의 기대와 달리 향후 헤르타는 크게 흔들릴 위기다. 당장 팀이 치러야 하는 분데스리가 4경기는 모두 강등권을 다투는 팀들과 맞대결이다. 알렉산더 누리 감독대행이 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면 자칫 강등권으로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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