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뒤로 던져도 좋아" 서재응 격려, 홍상삼 KIA 선발 후보 [오!쎈 플로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2.10 18: 07

“망 뒤로 던져도 돼. 하고 싶은 대로 해”. 
올해 새롭게 KIA 유니폼을 입은 투수 홍상삼(30)은 제구가 들쑥날쑥하다. 지난 2013년 두산 시절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 이닝 폭투 3개를 범한 뒤 커리어가 완전히 하락세로 바뀌었다. 제구에 대한 불안으로 움츠러들었고,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홍상삼이 불펜피칭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지난해 시즌 후 방출됐지만 두산에서 투수코치로 함께했던 조계현 KIA 단장의 부름으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KIA의 젊은 투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상삼은 불펜피칭 첫 날 서재응 KIA 메인 투수코치에게 먼저 다가갔다. “공이 몇 개는 망 뒤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안 좋은 제구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서재응 코치는 “그게 네 장점이다. 네가 그 볼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겁먹어서 쉽게 못 들어온다. 망 뒤로 던져도 좋으니 계속 자신 있게 던져”라고 격려했다. 
홍상삼의 공이 망 뒤로 가는 건 하이볼을 자주 던지기 때문이다. 10일(이하 한국시간) 테리 파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만난 서재응 코치는 “상삼이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그런 공이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나라는 하이볼을 나쁘게 생각을 하지만 회전이 있으면 좋은 볼이다. 상삼이도 회전이 좋은 볼을 가졌다. 망으로 가는 공이 가운데로 들어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장점에 주목했다. 
서재응 코치가 홍상삼을 독려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홍상삼이 심리적인 부담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서 코치는 “당분간 본인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포수부터 원하는 대로 맡겨두려 한다. 다른 코치들에게도 상삼이가 하고 싶은대로 놓아두게 한다”며 “사람은 환경이 바뀌면 새로워질 수 있다”고 홍상삼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했다. 
불펜피칭에서 연일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한 홍상삼은 선발 후보군으로 경쟁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서 코치는 “상삼이는 선발 쪽으로 피칭을 유도하고 있다”며 “같이 두산에서 온 변시원(개명 전 변진수)과 함께 좋은 모습으로 투수진에 경쟁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만족했다. 
서재응 코치와 홍상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홍상삼은 “생각보다 몸 상태가 훨씬 좋다. 걱정했던 부분은 없고, 캠프도 순조롭게 잘 흘러가고 있다. 자신감과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데 좋은 쪽으로 편하게 마음먹고 있다. 보직에 관계없이 캠프부터 시즌 끝까지 1군에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뜨거운 생존 의지를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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