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우승 떠올린 한용덕 감독, 계약 마지막 해도 '도전자의 운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2.01 15: 02

“미국 캠프는 (1999년) 우승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기운을 받아서 팬들에게 보답하는 해를 만들겠다”. 
한용덕 감독이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달 30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AGAIN 1999’를 외쳤다. 1999년 한화는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렸고,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었다. 당시 한 감독은 한화 투수였다. 1998년 7위였던 한화는 1999년 시즌 전 현대와 삼성의 양강 체제를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 정도로 여겨졌다. 
냉정하게 올해 한화의 전력도 우승과 거리가 멀다. 다크호스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겨울 기대했던 외부 FA 영입이 없었고, 한 감독은 3년 계약 마지막 해도 도전자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맨땅에 헤딩’으로 정면 승부한다. 2018년 부임 첫 해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3위로 10년 암흑기를 끊어냈지만, 지난해 9위로 추락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해는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한다. 

한화 한용덕 감독 /sunday@osen.co.kr

한 감독은 전임 한화 감독들에 비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계약 3년간 외부 FA 영입이 전무하다. 2014년 김응룡 전 감독에겐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가 선물로 주어졌고, 2015~2016년 김성근 전 감독도 송은범, 권혁, 배영수, 정우람, 심수창 등 5명의 투수들을 지원 받았다. 
반면 한 감독은 3년째 외부 FA 영입이 없다. 첫 해에는 리빌딩에 초점을 맞췄고, 2년차에는 최대어 포수 양의지(NC) 영입을 검토했으나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지켜본 한 감독이 스스로 뜻을 접었다. 올 겨울에는 한 감독이 내야 뎁스와 타선 보강을 원했으나 장기 계획을 수립한 구단과 협의 끝에 FA 시장에서 철수키로 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수석코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한화 관계자들도 “감독님에겐 미안한 마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팀 리빌딩, 세대교체를 마음먹고 고향팀 지휘봉을 잡은 한 감독이지만 성적의 면피가 되진 않는다. 지난해 9위로 거센 비판을 받으며 제대로 실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했던 외부 FA 없이 기존 자원으로 다시 승부한다. 또 한 번 도전자의 자세로 나아간다. 
한 감독은 “제 복이라 생각한다. 아쉬워도 팀 상황에 맞춰 나가야 한다. 있는 전력으로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다행히 내부 FA 4명(김태균·이성열·윤규진·정우람), 외국인 선수 3명(호잉·서폴드·채드벨)과 전원 재계약했고, 2차 드래프트(이해창·정진호·이현호), 방출 선수(최승준·김문호) 영입으로 뎁스를 강화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토종 선발 장시환도 있다. 
한 감독은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선수들에 기대감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국내에 적응한 만큼 (시행착오 없이) 바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캠프에 가는 신인 투수(신지후·남지민·한승주)들도 기존 선수들과 충분히 경쟁이 될 것 같다”고 긍정론을 펼쳤다. 
이어 한 감독은 “지난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생각으로 캠프에 간다. 작년 마무리훈련 때부터 선수들이 충실히 준비했다. 굉장히 기대되는 시즌이다. 캠프에서 중복 포지션의 주전급 선수들을 세밀하게 보고, 그동안 찾지 못한 토종 선발투수도 발굴할 것이다”며 “스토브리그가 빨리 마무리돼 감독인 저나 선수들 모두 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충분하다. 팬들께서 조금 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