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던 카를로스 벨트란(43)이 73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메이저리그를 충격에 빠뜨린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주범’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뉴욕 메츠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상호 합의하에 벨트란 감독과 결별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1월2일 메츠 사상 첫 라틴계 감독으로 선임되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3개월도 되지 않아 불명예 퇴진했다.
벨트란은 현역 시절 20년을 뛰며 출중한 실력과 성실함으로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리더십이 뛰었났던 벨트란은 선수 때부터 차세대 감독감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에서 은퇴한 뒤 2년 만에 감독 자리에 오르며 능력을 펼칠 것으로 보였지만 사인 훔치기 과거에 발목을 잡혔다. 메이저리그 조사 결과 벨트란은 휴스턴의 조직적인 사인 훔치기 사건의 중심에 서있었다.
![[사진] 카를로스 벨트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17/202001171318779872_5e2135be24e89.jpg)
메츠 감독직을 내려놓은 벨트란은 “기회를 준 메츠 구단에 감사하다. 이 결정이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팀에 해를 끼칠 순 없다. 앞으로 팀의 성공을 바란다”며 “20년 선수 생활 동안 리더로서 성실하게 믿음을 줬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나는 실패했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했다. 그런 (사인 훔치기)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된다. 가족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는 벨트란이 감독으로 선임된 후 73일 만에 물러난 사실을 전하며 1경기도 치르지 못했다는 점을 조명했다. NFL, NBA, NCAA 미식축구 및 농구 등 여러 종목에서 단명한 감독들의 사례를 돌아봤다. 벨트란에 앞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한 경기도 지휘하지 못한 채 물러난 또 다른 감독이 있었다.
지난 2004년 11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으로 선임된 월리 백맨(61)이 그 주인공이다. 마이너리그, 독립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싱글A에서 단숨에 빅리그 감독으로 박탈된 백맨은 그러나 부임 후 ‘뉴욕타임스’에서 과거 음주운전, 성추행, 폭행, 파산 등 심각한 법적, 재정적 문제를 보도하며 논란이 됐다.
![[사진] 월리 백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17/202001171318779872_5e2135be78607.jpg)
애리조나 구단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백맨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낭패를 봤다. 후보 검증 작업에서 실수를 인정한 애리조나는 불과 4일 만에 백맨을 해고했다. 최종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밥 멜빈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백맨은 1경기도 치르지 못하며 감독 생활을 4일 만에 끝냈고, 더 이상 사령탑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