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 박신혜, 눈물로 풀어낸 '동물과 인간' 공존 서사 (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1.06 12: 14

'휴머니멀'이 지구 반대편 동물들의 대서사시를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그린다. 생생한 현장에 함께 했던 배우 박신혜가 눈물을 보이며 강한 메시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6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HUMANIMAL)'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현기 PD, 소형준 PD와 프레젠터 배우 박신혜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휴머니멀'은 자신의 쾌락과 이권을 위해 동물을 살해하는 인간과 그들로부터 동물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등 '눈물' 시리즈와 '곰'을 제작한 김진만 PD가 기획하고 '휴먼다큐 사랑'을 연출한 김현기 PD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신혜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프로그램은 오늘(6일) 시작하는 1부(프롤로그) '코끼리 죽이기'부터 매주 목요일 밤 전파를 탈 2부 '트로피 헌터', 3부 '어떤 전통', 4부 '지배자 인간', 5부(에필로그) '공존으로의 여정'을 통해 4개 대국 10개국에서 1년 여간 촬영한 대자연을 선보인다. 
배우 박신혜(가운데)와 김현기 PD, 소형준 PD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김현기 PD는 "작년(2018년) 12월에 창사특집이 정해져서 발령난 게 엊그제 같은데 1년을 정신없이 떠돌다 보니까 1년이 훌쩍 가고 또 해가 바뀌어 방송날이 되니 감회가 새롭다. 창사특집 다큐멘터리가 주는 부담감도 있고, 저희 후배가 SNS에 썼던데 창사특집이 주는 설렘이란 말로 새로운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박신혜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아닌 다큐멘터리 제작발표회로 무대에 서니까 더 긴장되고 떨리는 것 같다. 8월에 2주 동안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왔다.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이 시청자 분들께 전달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형준 PD 또한 "선배를 도와서 '휴머니멀'을 제작했다. 이렇게 긴 기간과 큰 규모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건 흔치 않은 기회다. 제게 소중한 기회가 주어졌고 학생 때부터 '눈물' 시리즈나 대형 다큐멘터리를 동경했던 저로서는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남다른 경험이었음을 강조했다. 
배우 박신혜(가운데)와 김현기 PD, 소형준 PD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프로그램은 제목인 '휴머니멀'부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강조한다. 김현기 PD는 제목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저희 이전 창사특집 제목이 그냥 '곰’이었다. 그런 식으로 이름을 지으면 시청자 분들이 정말 '곰만 나온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뜻이 뭐지?'라고 궁금하도록 제목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단어를 조합하다가 휴먼(HUMAN)과 애니멀(ANIMAL)을 조합했다. 다행히 없는 단어였다"고 너스레를 떨며 설명했다. 
이 가운데 '휴머니멀'은 화려한 프레젠터 라인업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일하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신혜는 "실제로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동물에 대한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 때문에 시작했다.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상황을 실제로 내가 접한다면 어떨지 그 곳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했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특히 그는 "걱정했다. 제가 너무 들뜬 마음으로 가서 메시지를 전하기에 적합한 사람일지 부담감이 컸다. 어떻게 보면 제 단순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감정들이 보시는 분들에게 다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동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생각하셨을 것 같다. 그 속에, 이면에 있는 다른 모습을 마주 하시고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를 힘주어 말했다.
배우 박신혜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루는 만큼 '휴머니멀'은 동물을 사냥하는 밀렵꾼들의 이야기도 담아낸다. 김현기 PD는 야생 동물 사냥꾼들에 대해 "그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담길 것을 알고 있는데 사냥이 환경을 보전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방송에 나가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섭외에 응했다. 반론과 함께 충분히 담아주겠다는 내용으로 섭외한 것"이라며 "그 사람들도 자신들의 유튜브를 통해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방송에 특화됐고 촬영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신혜는 밀렵꾼들의 코끼리 사냥 현장을 목격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희가 헬기를 카고 보츠와나를 둘러봤다. 코끼리 사체가 있을까 봐. 자연사한 코끼리는 상아가 남아있다. 반면 밀렵당한 코끼리 사체는 그렇지 않다"며 "그 주변에만 스무마리 코끼리 사체가 있어서 충격받았고 너무나도 기억에 남는다"고 울컥했다. 
그는 "저희가 갔을 땐 삭막한 현장이었다. 그런데 3월부터 우기가 오면 물 웅덩이가 생기고 그늘을 찾아 무성한 나무 아래에 코끼리가 모여 있으면 코끼리가 잘 보이지 않는데 그럴 때 밀렵꾼들이 코끼리를 사냥한다고 하더라. 작년(2018년)에 그 자리에서 스무마리 넘는 코끼리 사체가 발견됐다고 해서 뒤져봤는데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시기에 스무마리가 넘는 코끼리들이 얼굴이 없는 채 싸늘하게 죽어있는 현장을 봤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손이 떨린다. 무섭고, 화도 났고 저한테는 정말 경각심을 일으키는 현장이고 순간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배우 박신혜가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dreamer@osen.co.kr
김현기 PD는 "박신혜가 본 현장이 저희가 가장 찍고 싶은 장면이었다. 진짜로 생생하게 사람들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상아를 얻기 위해 살아있는 코끼리의 얼굴을 자른 현장을 프레젠터가 직접 보는 모습을 찍고 싶었다. 박신혜가 그 자리에 서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기획이 틀린 게 아니라 생각했다. 누가 봐도 분노하고 슬퍼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났다. 그 현장에서 코끼리 사체가 썩은 냄새나 악취들이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제작진 모두에게 강렬하게 남았다"고 거들었다. 
이어 "모 동물단체 대표가 개를 안락사시킨다고 해서 상당한 분노를 느꼈고 지금까지도 해외에서 수많은 동물들과 관련된 학대 기사들이 포털 메인에 걸리고 있다. 지금 사람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권리, 시선들이 각성되고 있구나. 그런 것들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창사특집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기존 다큐들은 동물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한발 더 나아가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데 무게중심을 찍고 싶었다. 조금 더 사람의 입자에서 동물과 교감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메시지를 강조했다. 
배우 박신혜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더불어 그는 "사실 저희가 이 프로그램 하나를 통해서 모두가 깨달아서 동물을 보호하는 활동가가 되길 바라는 건 아니다. 코끼리 보호 단체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눈물은 누구나 흘릴 수 있다, 하지만 땀은 누가 흘려줄 거냐'고. 그 이야기가 주인공이 되는 분들의 몫이라 생각했다. 보는 분들은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어떤 깨달음으로 동물들을 마주하고 대할 것인지 그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한 거라 본다"고 말했다.
박신혜 또한 "저 또한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같이 공감하고 눈물 흘려주시고 아파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동물들에게 마음이 전달될 거라 본다. 제가 보고 온 동물들은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지만 내 가까이 있는 반려동물부터 인식을 바꾸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소형준 PD는 "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간들이 일방적으로 동물들의 삶의 자리를 좁혔고 일방적으로 침해한 거기 때문에 일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코끼리나 사자 이런 것들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대형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한국인은 일회용품 적게 쓴다거나 에너지 아낀다거나 하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지구 반대편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휴머니멀'은 오늘 밤 8시 55분 첫 방송된다. 2부부터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 5분에 전파를 탄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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